“영국 여왕인데…” 장난전화에 ‘깜빡’… 병원, 호주 라디오 성대모사에 속아 왕세손비 치료 상태 노출
입력 2012-12-06 21:47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가 임신으로 입원한 병원이 호주 라디오 방송의 장난전화에 깜빡 속아넘어갔다. 영국 런던 킹에드워드 7세 병원이 방송 진행자들의 성대모사에 아무런 의심 없이 미들턴의 치료 경과와 현재 상태를 알려준 것.
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의 투(2)데이 FM라디오 진행자 멜 그레이그와 마이클 크리스티안은 4일 오전 병원에 전화를 걸어 각각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의 목소리를 흉내냈다.
이들은 구글 검색으로 병원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담당 간호사에게 천연덕스럽게 왕세손비의 상태와 면회하기 좋은 시간을 물었다. 간호사는 “지금 왕세손비가 자다 깨다 하는 중”이라며 “병원에 입원했을 때 탈수 증세가 있어 수분을 보충했고 지금은 입덧도 잦아든 상태”라고 알려줬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왕실 치료를 담당한 킹에드워드 7세 병원은 곧바로 사태 진화에 나섰다. 병원 대변인은 “장난전화가 연결돼 간호사 중 한 명이 짧은 대화를 나눴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이며 전화통화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장난전화를 건 라디오 진행자들도 즉시 사과했다. 성대모사의 주인공들은 “전화가 병원에 실제로 연결돼 놀랐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들은 호들갑스런 분위기와 억양 때문에 들통날까봐 빨리 전화를 끊을 생각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방송은 인터넷 홈페이지(www.2dayfm.com.au)에 문제의 전화 통화 녹음을 올려놨다. 왕세손비는 6일 오전 남편 윌리엄 왕자와 함께 퇴원해 거주지인 켄싱턴궁으로 복귀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