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네티즌 부정·부패 관리 고발 줄이어… 당국, 인터넷에 올라오는 즉각 조사 착수

입력 2012-12-06 21:28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 출범 뒤 중국에서 ‘구악 청산’ 분위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시진핑이 연일 법치를 강조하고 있어 기대해 볼 만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더욱이 시 총서기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계열을 겨냥해 사정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인터넷 고발’ 열기 뜨겁다=중국 당국이 불법감금시설인 ‘흑(黑)감옥’에 구금된 사람들을 대거 석방하는가 하면 부패 관리들의 실상이 인터넷에 오르는 즉시 조사에 착수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당국이 지난 4일 저녁 베이징 남부에 있는 주징좡 구제서비스센터에서 300∼400명의 수용자들을 풀어줬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시설은 전국 각지에서 민원제기를 위해 상경한 주민 등을 불법 감금하는 곳이다. 명보는 헌법공포 30주년을 맞아 석방된 인원이 10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의 부패 관리 고발 열기는 갈수록 뜨겁다. 명품 손목시계를 아끼는 시장에서부터 부인 넷에 자녀 열을 둔 지방조직 간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위안잔팅 란저우 시장은 성 기율검사위 조사를 받고 있다. 롤렉스, 오메가 등 고급 시계를 차고 다니는 사진을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렸기 때문이다. 산시성 타이위안시 한 촌민위원회 주임을 지낸 리쥔원(43)은 부인 외에 첩 3명을 둔 데다 슬하에 10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는 ‘인터넷 고발’로 조사 대상이 됐다.

◇시진핑 체제 전복?=후 주석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로 당 중앙에서 요직으로 꼽히는 중앙선전부장에 임명된 류치바오(정치국 위원)는 일주일째 행방이 묘연하다. 이는 류치바오가 후견인으로 알려진 리춘청 쓰촨성 부서기가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받는 상황과도 관계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시진핑이 당 요직 인사를 추가로 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류치바오는 지난달 29일 북한 방문단 단장직에서 돌연 교체된 뒤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후 주석의 비서실장(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냈던 링지화 통일전선공작부장 일가에 대한 당국 조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링 부장에 대한 수사가 시 총서기 체제 전복과 관련이 있다는 보도도 나와 주목된다. 명경신문망은 링 부장과 리위안차오 전 당 중앙조직부장,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등이 ‘신 4인방’을 구성해 시 총서기 체제를 전복하고 정권을 장악할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중국 사법당국은 이와는 별도로 링 부장의 부인 구리핑도 전격 체포했다. 또 링 부장의 작은 외삼촌 구위안쉬 헤이룽장성 공안청 부청장도 링 부장 아들의 페라리 교통사고 은폐기도에 참여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이제훈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