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2] 안철수 드디어 구원등판 “조건없이 文 지원”… 차기 다지기 ‘킹메이커’ 나섰다
입력 2012-12-06 21:40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대선을 13일 앞둔 6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선거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력한 중도 지지층을 갖고 있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원에 전격 나서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앞서고 있는 현 대선 흐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안 전 후보의 등장으로 20∼30대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대선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초박빙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오후 4시15분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단독 회동을 갖고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동 후 “새 정치 실현이 역사적 소망이라는 인식을 하고, 정권교체와 대선 승리를 위해 더 힘을 합치며, 위기 극복과 새 정치를 위해 대선 후에도 긴밀히 협의키로 하는 등 3개항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문 후보는 특히 “안 전 후보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겠다고 했다”며 “오늘 국민연대가 출범했고, 이제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바라는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후보도 “오늘이 대선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회동에 앞서 유민영 대변인이 대독한 글을 통해 “단일화를 완성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문 후보 지원에 나선다”며 “아무 조건 없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이 제게 주신 소명의 길을 가겠다. 저를 지지해 주신 분들도 함께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지지자들에게 문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안 전 후보는 7일 부산을 시작으로 선거 지원에 나선다.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로 전체 유권자의 7% 안팎으로 추산되며 그를 지지했다가 현재 부동층에 머물러 있는 유권자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두 후보의 단일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안 전 후보가 선거 지원에 나서기로 결심하기까지 최근 며칠 동안에도 양측 간 불협화음이 적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안 전 후보의 ‘선거 협찬’에 자극받은 보수 진영의 결집도 더 강화될 것으로 보여 남은 선거운동 기간 중에 보수·진보 진영의 세 불리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투표율과 지지층 결집, 남은 두 차례의 TV토론 등에서 이번 대선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이 일부 조사에서 두 자릿수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진 것도 있어 역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출정’이 늦은 안 전 후보가 앞으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도울지도 관건이다.
안 전 후보의 선거 지원에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작은 문제로도 충돌했던 두 사람이 공동 집권할 경우 이념 투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고 국민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공보단장은 “비로소 역전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