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이 움켜 쥔 골든글러브… 선수협 “창단승인 않을 땐 시상식 거부”

입력 2012-12-06 18:43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최대 축제로 자리매김한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사상 처음으로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10구단 선정을 놓고 프로야구선수협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협회는 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총회를 갖고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총회에는 9개 구단 약 360명의 선수가 참석했다. KBO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 계획이었다.

선수협회는 또 골든글러브 시상식 불참과 함께 비활동기간(12월1일∼다음해 1월15일)에 열리는 팀 훈련도 불응하겠다고 결의했다. 박재홍 선수협회장은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10구단 창단을 승인해달라는 것 뿐”이라며 “창단을 원하는 기업과 도시까지 나온 마당에 결정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10구단 창단을 위한 로드맵을 KBO와 각 구단이 제시하지 않는다면 이후 단체 행동 계획을 따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KBO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리는 11일에 앞서 각 구단 대표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여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시상식 전까지 어떻게 해서든 이사회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협회는 이사회 개최보다 10구단 승인을 요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 개최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KBO는 시상식에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을 경우 아예 시상식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한편 KBO는 6일 구단 단장회의를 갖고 특정 구단에 불리하게 편성된 2013년 정규리그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9개 구단 단장들은 KBO에 일정 조정을 일임했고, 새로 편성되는 스케줄을 포함해 이후 KBO의 결정에 이의를 달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KBO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내년 정규리그 스케줄을 재검토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새 일정 편성에 착수할 예정이다.

내년 프로야구는 NC가 가세하면서 9개 구단 체제로 치러지기 때문에 한 팀이 대결할 상대가 없어 무조건 쉴 수밖에 없는 일정으로 짜였다. 앞서 KBO는 지난달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발표했지만 일정에 불만을 품은 롯데가 3일 KBO에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롯데는 사흘을 쉬고 경기에 나선 팀과 12차례나 맞붙게 된 반면 삼성의 경우 이런 사례가 단 한 번에 불과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