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예고] 대규모 경호부대 김정은 24시간 호위
입력 2012-12-06 18:40
북한 전역에서 ‘김정일 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상 징후들이 6일 속속 감지되고 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대규모 경호부대가 24시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에워싸는가 하면, TV와 각종 언론매체들은 연일 ‘소요’와 ‘반(反)혁명 분자’라는 단어를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변석개’ 김정은 통치 스타일=지난 4월 13일 ‘국방위 제1위원장’ 직함을 달면서 공식적인 북한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김정은은 등장하자마자 ‘세계화’와 ‘인민 생활 향상’을 천명했다. 곧바로 김정일 시대의 구(舊)군부 핵심인사들을 숙청하고 군의 제2경제 기득권 환수에 나섰으며 6·28 경제개선 조치를 통해 본격적인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는 듯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들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용도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연평도 피격의 주범인 김격식 전 4군단장을 인민무력부장(우리의 국방장관)에 앉히고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 운반용 미사일 시험으로 의심받는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계획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군부의 제2경제 기득권 환수 조치는 빼앗아온 부(富)의 귀속 문제를 놓고 노동당과 내각이 서로 대립하면서 ‘도루묵’이 되기 일보 직전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농민과 각종 기업소의 생산물 처분 자율권한을 대폭 줬던 6·28 조치도 올스톱됐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한다.
최고지도자의 정책노선이 오락가락하면서 관료들 사이에 복지부동(伏地不動)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경제개혁 아이디어는 뭐든 다 수용하겠다”는 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인센티브제 도입 같은 획기적인 안을 냈던 이들이 잇따라 처벌받자 관료 전체가 아예 ‘윗선’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등장한 대규모 경호작전=김 제1위원장이 최근 현지 시찰을 위해 지방을 찾아 나설 때마다 해당 지역 중심가에서는 ‘소개 작전’이 벌어진다고 한다. 동선에 걸린 장소에는 지역주민들을 들여보내지 않고 대규모 경호부대가 일일이 보안검색을 실시한다고 한다. 근접 경호원 숫자도 이전 김정일 시대에 비해 3배 이상 늘었으며 무장 수준도 권총 등의 경무기에서 기관단총 같은 중무장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제1위원장 관저와 별장 등 전용시설 30여곳에는 장갑차 100여대가 배치되고 특별열차 전용역 주변의 경호 병력도 대폭 증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민군 보위사령부(기무사 격)는 최근 산하 보위대학(4년제)에 3∼6개월짜리 속성 감시요원 양성 과정을 신설, 단기간에 많은 경호원을 양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고지도자가 종교적인 숭배대상으로 떠받들어지는 북한에서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전체 주민에 대한 엄격한 통제는 물론, 지도부 내부의 반발도 효과적으로 차단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경무장 경호원 수명만 대동한 채 현지 지도에 나섰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