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추고 연비 높이니 잘 나가네∼

입력 2012-12-06 18:05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판매량을 나타내는 신규 등록대수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일부 모델은 물량이 달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달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가 10월보다 3.8% 증가한 1만2470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에 비해 35.1%나 늘어난 것으로, 지난 9월의 기존 최고치 기록(1만2123대)을 2달만에 경신한 것이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2703대로 1위, 폭스바겐이 2022대로 2위를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1867대), 아우디(1405대), 토요타(935)는 그 뒤를 이었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BMW 520d(772대), 벤츠 E300(539대), 토요타 캠리(468대) 순이었다.

또한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신규 등록대수 역시 12만195대로 사상 최고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9만7158대)보다 23.7% 늘어난 수준이다. 협회 윤대성 전무는 “일부 브랜드의 대기물량 해소 및 신차효과와 더불어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긍정적 요인에 힘입어 11월 신규 등록대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입차시장은 1987년 개방 첫해 10대 규모로 출발했다. 하지만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섰고 올해에는 13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1년까지 1%도 채 안되던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도 올해 10%를 넘겼다.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판매가 늘면서 수입차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15% 이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최근 고연비 모델과 2000만∼3000만원대 모델이 늘면서 소위 ‘국산차보다 연비가 좋지 않다’거나 ‘수입차는 비싸다’는 선입견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유럽 수입차 관세가 인하되고 있고, 국내 완성차 업계보다 훨씬 다양한 브랜드들이 매년 수십종의 신차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인기 비결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내년에는 유럽 브랜드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더 거세질 것”이라며 “전략 차종을 앞세운 일본 브랜드들의 약진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