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속락하는 성장률 반전시키려면 설비투자 늘려야

입력 2012-12-06 18:35

분기별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추락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성장률(잠정치)은 2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9년 1분기 이후 14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당초 한은은 속보치로 0.2%를 예상했으나 그 절반에 머물고 말았다.

한은이 전망한 올 성장률 목표치 2.4%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올 1∼3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2.2%를 기록했기 때문에 4분기 성장률이 적어도 전기대비 1.6%, 전년 동기대비 2.6∼2.7%를 시현해야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텐데 현재로서는 기대난이다.

전기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3%에서 올 1분기 0.9%로 회복되는 듯했으나 이후 2분기 0.3%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도 2010년 4분기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특히 올 들어 제조업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전기대비 성장률은 올 1∼3분기에 ‘2%→-0.2%→-0.4%’를 기록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가장 큰 원인은 설비투자 부진에 있다. 3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4.8%를 나타내 지난 2분기 -7.0%보다 감소 폭은 소폭이나마 개선됐으나 역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 내수, 설비투자 등 성장률을 지탱하는 세 축 가운데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2.8%의 증가율을 보였고, 가계부채문제와 고용불안 때문에 소득이 늘지 않아 내수도 부진한 상황이다. 설비투자 악화가 내수부진을 낳고 결과적으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설비투자가 회복되지 않는 한 추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성장률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일부 대기업들의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글로벌 경기불안, 대선이라는 정치변수에 대한 여파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해도 투자 위축은 성장 동력 훼손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기업의 매출부진으로 귀결될 뿐이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