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대통령궁 떠나… 10만여명 궁 앞에서 시위
입력 2012-12-05 20:57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카이로 대통령궁 앞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를 피해 대통령궁을 떠났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의 대통령궁 관계자는 위험한 상황을 피하고 시위대를 진정시키기 위해 무르시 대통령이 자택으로 갔다고 전했다.
대통령 호송 차량은 이날 밤 시위대를 차단하기 위한 경찰 저지선을 뚫고 대통령궁을 빠져나왔다. 분노한 시위자들은 호송 차량을 향해 “비겁자!” “떠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대통령궁 인근에 모인 시위대는 10만명 규모였다. 경찰은 최루탄 가스를 뿌리며 시위대를 막았지만 인파가 늘어남에 따라 저지에 실패했다. 시위대는 대통령궁에서 수백 m 떨어진 곳에 설치된 가시철사를 끊고 대통령궁 담까지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18명이 다쳤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보도했다. 타흐리르 광장에도 시위자 수천명이 결집해 텐트를 치고 농성을 이어갔다.
미국 정부는 우려를 표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위자들이 자신들의 관점을 평화적으로 드러내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무르시 대통령이 자신에게 초법적 권한을 부여한 헌법선언문을 발표한 지난달 22일부터 이슬람주의 세력과 좌파·자유주의 진영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