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독일총리, 黨대표 재선… 7년간 경제성적표 우수

입력 2012-12-05 20:56


앙겔라 메르켈(58) 독일 총리가 집권 여당인 기독교민주당(CDU) 당 대표 재선에 성공했다. 기민당은 4일(현지시간) 하노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 결과 97.9%의 압도적 지지로 메르켈 총리를 당 대표로 다시 선출했다.

메르켈이 기록한 97.9%의 기민당 대표 득표율은 1950년대 콘라드 아데나워의 100%, 1975년 헬무트 콜의 99.3%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높은 수치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정부는 통일 이후 가장 성공적인 정부다. 우리는 독일을 재정위기 이전보다 더 강하게 이끌었다”며 “앞으로도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가 집권한 2005년 이후 7년간 독일의 경제 성적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다른 국가들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2005년 12%를 웃돌았던 독일의 실업률은 올해 6%대까지 내려왔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추세가 완만해지긴 했지만 유로존 국가 중 가장 낮다. 반면 유로존의 10월 실업률은 11.7%로 9월(11.6%)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경제성장 역시 마찬가지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곤 2005년부터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로존 위기와 맞물리면서 3분기 성장이 0.2%로 떨어지고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인 유로존 국가들에 비하면 선전하는 셈이다.

또 독일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균형재정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호조와 고용 개선이 세수입 증가로 이어져 올 연방정부 순차입이 국내총생산(GDP)의 0.5%에 불과할 것이라고 독일 정부는 내부보고서에서 전망했다. 2005년 정부의 순차입은 3%대를 기록했었다.

이 같은 수치는 내년 9월 총선 승리로 3선 총리 등극을 노리는 메르켈에게는 청신호다. 게르트 랑구트 본 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메르켈은 기민당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메르켈의 독주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민당 상무위원회 쿠르트 라우크 위원장은 “메르켈은 존경받지만 사랑받는 인사는 아니다. 그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 외에 당이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