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날린 군사위주석… 후진타오, 측근 아들 교통사고 여파 자리내놔

입력 2012-12-06 00:13

지난달 열린 18차 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당권은 물론 군 통수권까지 장악하게 된 이유는 페라리 교통사고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후진타오 주석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그랬듯 당 총서기직에서 물러나더라도 한동안 군사위 주석직은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후진타오는 예상을 깨고 18대에서 군사위 주석직마저 내려놓았다. 내년 3월엔 국가 주석직 임기도 끝난다.

뉴욕타임스는 4일 후진타오가 군사위 주석직을 포기한 것은 측근인 링지화 중앙통일전선부장의 아들 링구(23)가 일으킨 교통사고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링구는 지난 3월 고급승용차인 페라리에 여대생 2명을 태우고 베이징 시내를 질주하던 중 교각을 들이받아 그 자리에 숨졌다.

링 부장은 이 사건을 은폐하려다 자칭린 정치협상회의 주석에 의해 발각됐다. 이 같은 사실은 자칭린의 보고를 받은 장쩌민의 귀에도 들어갔다. 장쩌민은 몇 달 뒤 이와 관련해 후 전 주석에게 공청단 계열 인사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결국 후진타오와 장쩌민을 각각 대표로 하는 공청단과 상하이방 간 치열한 권력다툼 속에 후진타오가 수세에 몰려 결국 지난 9월 군사위 주석직을 내놓기로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교통사고는 그의 측근인 링 부장이 25명의 정치국 위원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후폭풍을 낳았다.

이와 관련, 링 부장의 부인 구리핑도 최근 부패 혐의로 당국에 전격 체포됐다고 미국에 있는 중화권 매체인 보쉰이 5일 보도했다.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과 긴밀한 관계인 리춘청 쓰촨성 부서기가 당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것도 당권과 군권을 장악한 시진핑이 본격적으로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흔적을 없애는 작업으로 해석된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