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눈에 갇혀 전국이 ‘雪雪’… 출근 대란 우려
입력 2012-12-05 23:50
서울은 5일 7.8㎝의 눈에 도로 곳곳이 마비되고 얼어붙었다. 6일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예고되면서, 빙판길 출근대란이 우려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도로가 결빙돼 미끄러운 곳이 많겠으니 차량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출근길 집중 배차시간대를 오전 7시~9시30분으로 평소보다 30분 늘리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자치단체 공무원, 경찰, 소방관 등을 동원해 밤늦게까지 염화칼슘 살포 및 빙판깨기 작업을 벌였다. 한 관계자는 “이미 얼어버린 빙판에는 염화칼슘을 뿌려도 큰 효과가 없다”며 “출근길 집 주변 골목길과 도로의 빙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까지 서울 7.8㎝, 인천 11.3㎝, 춘천 8.5㎝, 대관령 8.0㎝, 청주 5.5㎝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서울의 적설량은 2000년대 들어 12월 초순에 내린 눈으로는 최고치다.
이날 폭설로 서울과 인천의 일부 도로가 통제되면서 시민들의 발이 묶였고, 시내 곳곳은 주차장으로 변했다. 귀갓길 직장인들은 한바탕 ‘퇴근전쟁’을 벌였다. 김소라(27·여)씨는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퇴근했는데도 이미 지하철은 승강장부터 사람들로 꽉 찬 상태였다”고 말했다. 오후 6시쯤부터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는 출입구 밖 도로까지 퇴근길 승객들이 늘어섰고 서울역과 용산역, 영등포역 등 서울 도심 주요 지하철역 내부는 퇴근길 승객들로 가득했다. 서울시는 퇴근길 지하철을 30분 연장 운행했다.
눈길 사고도 잇달았다. 오후 12시5분쯤 인천 공항대로에서는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차량 8대가 잇달아 추돌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오후 12시50분쯤에는 서울 월계동 주공2단지 아파트 입구 경사로에서 버스와 승용차 등 6~7대가 눈길을 오르지 못하고 고립돼 소방 당국이 출동, 제설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오후 인왕산길 등 5곳의 양방향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동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등 주요 도로에서는 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교통비상 ‘병호’를 발령하고 2000여명을 투입해 교통 관리에 나섰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교통상황을 전하는 글이 폭주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천안시내는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눈이 내리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트위터리언은 “고속도로는 얼어붙었다. 휴게소에서 2시간째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다.
항공기 결항도 속출했다. 인천공항에서는 오후 6시50분 일본 삿포로로 출발할 예정이던 항공편 등 국제선 출·도착 15편이 결항됐고, 김포공항에서도 오후 5시 부산으로 출발할 예정이던 항공편을 비롯해 국내선 28편이 취소됐다. 전국 11개 공항에서 81편이 결항됐다.
기상청은 추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6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10도를 비롯해 춘천 -13도, 대전·청주 -8도, 전주 -5도, 대구 -4도, 광주 -3도, 부산 -2도로 예고됐다. 낮에도 서울 최고기온은 -4도로 예상된다. 금요일인 7일 전국적으로 한 차례 눈이 내린 뒤 일요일인 9일은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