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 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문 후보는 5일 오전 전격적으로 안 전 후보의 서울 용산 동부이촌동 자택에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이 불발된 것은 최근 민주당이 네거티브 선거전에 나서는 등 ‘새 정치’ 실현 의지가 많이 약화됐고, 문 후보 측이 사전 양해 없이 이날 오전 안 전 후보 캠프 인사들의 문 후보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려 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름다운 단일화’에 실패한 데 이어 선거지원 문제마저 계속 갈등 양상을 보일 경우 후보 단일화 효과가 크게 반감돼 2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문 후보가 역전승을 기대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 후보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뒤 오전 9시30분쯤 안 전 후보 자택으로 향했다. 그러나 자택에서 안 전 후보를 만나지 못한 채 오전 11시쯤 다시 국회로 돌아갔다. 안 전 후보는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의 안 전 후보 자택 방문에 앞서 양측 간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전 조율을 거쳤는데도 만나지 못했다면 두 사람 사이에 상당한 갈등이 존재한다는 뜻이고, 문 후보가 아무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찾아갔다면 안 전 후보 입장에선 결례라고 여길 수 있어 어느 쪽이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상황은 2002년 대선 당시 야권 단일후보가 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민주당 측 푸대접에 실망해 단일화 약속을 파기한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자택을 선거 전날 찾아갔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정 후보가 만나주지 않은 게 지지층의 투표 의지를 자극해 노 후보는 당선됐지만, 정 후보는 ‘약속 파기자’란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때문에 안 전 후보 입장에선 이번 ‘자택 방문’이 상당히 언짢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대선이라는 엄중한 사안에 직면해 있고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문제여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잘 수습해 나가리란 관측도 있다.
손병호 엄기영 기자 bhson@kmib.co.kr
[대선 D-13] 安의 집 문전서 돌아간 文… 용산 자택 찾아갔지만 못만나
입력 2012-12-05 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