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1만km 이상 ICBM 기술 목표” 국제 안보 싱크탱크 주장

입력 2012-12-05 18:56

북한이 10∼22일 발사를 예고한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통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이상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국제적인 안보전문 싱크탱크들이 밝혔다.

국방부는 5일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북한 장거리 미사일 관련 전문가 설명회’에서 영국 전략무기 전문기관 ‘제인스 디펜스’와 미국 군사전문 웹사이트 ‘글로벌시큐리티’ 분석 자료를 인용, 이같이 설명했다.

글로벌시큐리티는 미국 무기 전문가인 찰스 빅 박사 기고문을 통해 2009년 발사된 대포동2호는 노동미사일 엔진 4개를 하나로 묶은 1단 로켓을 사용했으며 연소 시간은 112초였지만, 이번에 발사될 북한 장거리 로켓의 연소시간은 130초로 추정된다고 제시했다. 빅 박사는 “따라서 사거리가 6700㎞(대포동2호)에서 1만∼1만5000㎞로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의 한 미사일 전문가도 설명회에서 “자체적으로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지난 4월 발사된 은하3호의 1단 로켓 연소시간을 계산한 결과, 이 미사일이 성공했다면 사거리가 1만㎞에 달했을 것”이라며 “이번에 발사할 장거리 미사일 역시 은하3호와 동일한 것인 만큼,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사거리 1만㎞ 달성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평북 동창리 미사일 기지 내 발사대에 3단 로켓이 모두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로켓 추적 레이더와 계측장비, 광학카메라 설치작업을 마치고 주말쯤 연료를 주입한 뒤 10∼12일 발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연료주입 후에도 최대 10일간은 큰 문제가 없어 발사시점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의 ‘북한주간예보’에 따르면 10∼12일 북한 전역에 구름이 낀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눈과 비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름은 종류에 따라 낙뢰 등을 일으켜 로켓의 전기장치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구름 낀 날씨 자체가 로켓 발사를 결정하는 데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방미 중인 외교통상부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미 양국이 우선 장거리 로켓 발사 중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임 본부장은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협의한 뒤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만났다.

임 본부장은 대북 금융제재 방안에 대해 “각론이 지금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날 BDA(방코델타아시아)식 제재를 언급할 때와는 사뭇 달라진 발언으로, ‘중국 변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을 통해야만 북한을 설득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경대응책만 내세울 수 없다는 것이다.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