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3] 文 “간절함으로 투표를”… 눈보라속 서울 대학가 누벼
입력 2012-12-05 21:08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5일 눈보라가 몰아친 서울의 대학가를 누볐다. 대선 승리를 위한핵심 지지 기반인 2030세대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간절함으로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5년간 부자감세로 깎아준 세금이 100조원”이라며 “이 돈은 모든 대학에서 20년 이상 반값 등록금을 하거나 연봉 2000만원 일자리 500만개를 만들 수 있는 액수”라며 정권교체론을 역설했다.
문 후보가 처음 찾은 곳은 서울시립대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서울시 재정을 투입해 처음으로 반값 등록금을 구현한 대학이다. 문 후보는 “이곳에서 반값 등록금 공약을 낼 용기를 얻었다”면서 “집권하면 곧바로 국비를 투입해 국공립 대학부터 반값 등록금을 전면 실시하고 2014년엔 사립대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만남이 불발된 안철수 전 후보를 의식한 발언도 했다. 문 후보는 “제가 많이 부족해서 힘차고 감동 주는 단일화를 못해 송구하다”며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렇다고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향한 우리의 꿈을 접을 수는 없다. 단일화 과정의 아픔을 넘어 힘을 합쳐야 한다. 함께 투표하러 가자”고 외쳤다.
문 후보는 폭설 때문에 1시간가량 늦었다. 서울시립대 한양대 숙명여대에선 정문에서 학생들과 만나려 했지만 눈보라 때문에 실내로 옮겼다. 그는 기다려준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프리허그’를 했다. 체온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캠프에선 우산을 쓸 것을 권했지만 문 후보는 맨몸으로 학생들을 안았다. 쥐색 점퍼에는 얼룩이 번졌고 하얗게 센 머리카락엔 눈이 쌓였다. 실내를 가득 메운 학생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머리 위로 올려 문 후보를 담기에 바빴다.
서울 대학가 유세의 하이라이트는 저녁 홍대앞 주차장골목이었다. 문 후보는 “홍대 앞은 돈도 자본도 권력도 이기지 못하는 곳, 대형마트가 유일하게 못 들어오는 곳, 젊음과 열정의 아이디어가 성공하는 곳”이라고 헌사했다. 그는 “1%를 위한 정부냐 99%를 위한 정부냐, 가짜 서민이냐 진짜 서민이냐를 가르는 선거다”라며 재차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문 후보는 특히 정당개혁을 강조하며 “민주당부터 바꾸겠다. 제가 정치를 바꾸는 국카스텐(홍대 앞 출신 인디밴드)이 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일자리 불안에 내몰린 젊은층을 위해 청년미래플랜 공약도 내놨다. 문 후보는 “공공기관과 300명 이상 대기업에 청년고용할당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88만원 세대라는 말을 낳은 최저임금제를 개선해 월 150만원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