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3] 朴캠프 “李 존재감 강했다”… TV토론 전략 수정할 듯
입력 2012-12-05 21:09
후보 간 첫 TV 토론을 지켜본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의 반응은 하나같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존재감이 예상보다 강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유력 경쟁자로 설정했던 당초 전략을 수정해 문 후보와 이 후보를 묶어 공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선대위 공보단 관계자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토론 관전평을 묻는 질문에 대뜸 이 후보를 맹비난했다. 그는 “문 후보에겐 컨설턴트로, 우리에겐 도살자 역할을 하기로 작심한 것 같았다”고 거친 말을 쏟아냈다. 이 후보가 문 후보를 조력해 박 후보를 2대 1로 공격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1차 토론으로 문 후보와 이 후보가 한 편처럼 보이게 된 점을 역이용해 남은 토론에서는 두 후보를 동시에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TV토론 전략을 짜는 공보단 관계자는 “두 후보의 협공으로 박 후보가 희생양처럼 보였던 점을 역이용할 것”이라며 “남은 토론에서 이 후보의 좌편향적인 논리에 각을 세우면서 동시에 두 후보를 싸잡아 왼쪽으로 몰아세울 것”이라고 했다. 특히 10일 예정된 토론 주제가 경제·복지·노동·환경인 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경제민주화, 복지정책 등의 주제에서 진보 색채가 분명한 두 후보의 공통 지점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두 후보가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으로 박 후보를 나란히 공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의 경제민주화는 고단위 주사를 쓰기 전 단계의 저단위 주사라는 논리로 후퇴·진정성 논란에 맞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를 드러내면서 야권 정책은 ‘재벌해체론’ 등으로 맞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에게서 이탈한 지지층을 공략하기 위해 복지 정책을 강화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공약 개발단 인적 구성을 보면 안 전 후보 측과 성향이 겹치는 사람이 많다”며 “박 후보가 민생을 강조하며 전체 정책에서 복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장선에서 그동안 우편향 논란을 빚었던 박 후보의 정책적 지향점도 중도 쪽으로 ‘좌클릭’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안보 문제 등에는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면서 사회 양극화 문제 해법 등 경제 문제는 진보적인 쪽을 부각시킬 수 있다”며 “보수층이 다져진 만큼 이제부터 선거가 끝날 때까지 과제는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