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위대한 비정상(非正常)이 되자
입력 2012-12-05 17:44
‘정상적(normal)’이란 말은 객관적인 표현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주관적인 표현이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정상’의 기준 자체가 매우 추상적이고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통계 자료와 그 분석 결과가 명확한 경우에는 나은 편이다. 표본집단의 평균값을 정상수치로 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IQ(지능지수) 100이라는 말은 (이론적으로) 동년배 전체의 평균을 뜻하는 수치이며, 약 70% 정도의 사람들이 85∼115 범위의 수치를 기록한다. 하지만 실제의 삶에서는 정상의 기준이 소속집단의 전통과 개인적인 선입견에 의하여 결정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디에서, 누구에게 평가받느냐에 따라 정상과 비정상의 평가가 갈리게 된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경우 정상의 절대적 기준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많은 현대인들은 매우 상반된 욕구를 가지고 산다. 동료집단의 따돌림이 싫어 정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전통적이면서도 파격을 원하고, 정상이면서도 비정상이 되길 원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현대인들은 어정쩡하게 산다.
최근 상당히 도발적인 책이 번역 출간되었는데, 바로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인 나시르 가에미 교수가 저술한 ‘광기의 리더십(A First-rated Madness)’이다.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줄이자면 저자는 상당수의 세계적인 위인들(케네디, 간디, 처칠, 링컨 등)이 사실 매우 비정상(정신병 환자)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그들이 비정상이었기에 정상인들의 ‘긍정적 착각’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고,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창의성, 현실주의, 공감능력, 회복력’ 등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그들의 정신병적 증상이 그들을 강력한 리더들로 우뚝 세웠다고 주장한다.
세계적인 위인들을 정신병자로 이해한 가에미 교수의 주장이 얼마나 타당한지는 전문가들이 판단할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위인들의 삶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들이 비정상이었기에 그들의 리더십 아래에서 역사는 발전하고 인류는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스도인들 역시 세상의 기준에서 보면 ‘비정상’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교회’를 뜻하는 원어 에클레시아의 문자적인 의미가 (세상의) 바깥으로 부름을 받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의 위인들은 세상의 기준에서 보면 하나같이 비정상이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하나님의 뜻을 감당할 ‘위대한 비정상인들’을 찾으신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사 6:8). 당신은 당신의 가정과 일터, 그리고 지역사회와 나라를 위한 ‘위대한 비정상인’으로 부름 받을 준비가 되었는가?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