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청년 실업?… 우리학과는 취업 걱정 안해요

입력 2012-12-05 19:17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한다고요? 우리는 블루오션 학과라서 그런 걱정 안 합니다.”

지난달 27일 찾아간 전남 나주의 고구려대학 커피바리스타과 실습실. 해맑은 표정의 1학년 학생들이 여러 가지 원두를 혼합하며 맛과 향을 제조해 내고 있었다. 2학년 학생들은 안 보인다고 했더니 이미 취업해서 떠났다고 한다. 졸업예정자들이 입도선매될 정도이니, 이곳에서 취업난은 다른 나라 이야기다.

마사과, 카지노과, 장례서비스학과, 승강기학과, 애완동물뷰티패션과, 커피바리스타과, 요가과, 협동조합경영과, 푸드스타일리스트과, 토이캐릭터창작과, 웨딩플래너과…. 이름조차 생소한 전문대학 이색 학과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취업률은 요즘 표현으로 ‘빵빵하다.’

경남 거창의 한국승강기대학은 올해 취업률 85.9%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공식 발표에서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이 대학 1학년생 이준영(24)씨는 모 지방 국립대에 다니다 군 제대 후 이곳에 재입학했다. 이씨는 “학력보다 취업을 우선시하고 싶었다. 생각보다 더 다양한 진로가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정경택 교수는 4년제 정규대학을 마치고 위장진학(?)한 학생이 10%가 넘는다고 귀띔했다.

아주자동차대학(충남 보령)도 높은 취업률을 자랑한다. 인근에 자동차 제조 및 부품 회사가 많은 게 강점이다. 학교 곳곳엔 자동차회사들로부터 기증 받은 신차와 중고차가 즐비하다. 학생들의 리폼이나 리모델링을 기다리고 있는 것들이다. 실습장은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학생들의 열기가 배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장례지도사를 양성하는 장례서비스경영과도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을 추구하는 학과라서 경쟁력이 있다고 한다. 서라벌대 장례서비스경영과 김미혜 교수는 “장례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명품학과로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문대학에는 해마다 새로 생겨나는 이색학과도 많다.

경기도 안성의 동아방송예술대학교는 기존 방송연예 계열에 K팝 전공 등을 신설해 2013년부터 모집하기로 했다.

이기우 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전문대학의 이색학과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산업계나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글=김태형 선임기자 kim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