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대상’ 국민훈장 동백장 김태식씨… 한센병 환자 등에 32년째 봉사 ‘천사 이발사’
입력 2012-12-05 19:25
“처음에는 한센병 환자들이 무섭고 겁도 났고 주변에서 수군거리기도 했지만 진짜 도와줘야 할 대상은 이런 분들이라는 생각에 이발봉사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경남 산청군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태식(64·사진)씨는 자원봉사자의 날인 5일 행정안전부 주최 ‘2102 대한민국 자원봉사 대상’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한 소감을 이같이 담담히 밝혔다. 김씨는 한센병 환자와 고령노인,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32년째 이발봉사 활동을 하는 ‘천사 이발사’다.
김씨는 농촌지역 노인들에게 1982년부터 이발봉사를 한 이후 지금까지 이발봉사 혜택을 받은 노인이 연간 4000명에 달한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찾던 한센병 환자의 머리를 깎아준 것을 계기로 1993년부터는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봉사를 하고 있다. 한센병 환자를 가까이 한다는 이유로 오해를 받고 단골이 끊기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20년 가까이 매월 한 차례 한센병 환자들의 마을을 찾는다. 1995년부터는 중풍으로 신체가 마비돼 누워 있는 중증 장애인 40명의 머리카락도 깎아주고 시장도 봐준다. 모금활동을 통해 소년소녀가장이나 희귀병 투병 환자를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행안부는 이날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씨 외에 노인들에게 급식봉사를 하고 경로잔치를 열어 준 심정희(57·여·광주 광산구)씨에게 국민훈장 목련장을,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24년째 봉사활동을 해 온 정순희(57·여·대전 서구)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주는 등 자원봉사 유공자와 단체 등 244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을 수여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