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3] 끼어들기·비아냥·면박 이정희를 어쩌나… TV토론 자세 비난 확산

입력 2012-12-05 18:52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통령 후보의 TV토론 방식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따지듯 묻는 어투, 발언 중 끼어들기, 비아냥대는 듯한 발언 등 상대 후보들뿐 아니라 토론을 시청한 유권자들까지 불편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국가를 책임지겠다는 대통령 후보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고 민주주의의 기본인 토론 에티켓도 갖추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여야 모두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향해 “박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 “청와대 가면 여왕이 될 것이다” “애국가를 부를 자격이 있는가” 등의 말로 끊임없이 공격했다. 말의 내용 외에도 박 후보 발언 도중에 수시로 끼어들어 반문하거나 맞받아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진보 진영 후보로서 보수 진영 후보를 공격하는 건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그 방법이 품격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진보 진영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진보정의당 유시민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5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토론장에서 면박을 준다고 해서 그게 꼭 그 후보(박근혜)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다”며 “박 후보를 싫어하는 유권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면이 있지만, 그게 실제로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위원장은 또 “이 후보가 표를 얻으러 온 게 아니라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고 선언한 것은 일반적 기준으로 봐서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후보가 지나치게 박 후보와 대립 각을 세워 문재인 후보의 비전과 정책 제시가 가려졌다”며 “이 후보의 토론 방식에 많은 국민이 안타깝고 아쉽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이 발끈했다. 조해진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후보가 토론을 분탕질했다”며 “품격이 땅에 떨어지고 저질발언이 난무하는 토론 내용에 대해 중앙선관위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남은 두 토론(10일, 16일)도 제대로 후보들을 검증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성주 선대위원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저질발언’ ‘저런 여자’ 등의 표현으로 이 후보를 힐난했다.

이에 이 후보 선대위의 김미희 대변인은 “박 후보의 실체가 국민 앞에 드러나는 게 두려우니 새누리당이 막말로 이 후보를 비방하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김현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