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3] “무슨 낯으로 DJ를 뵙겠는가”… 김옥두, 朴지지 밝힌 한화갑에 공개 편지

입력 2012-12-05 21:08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핵심인 김옥두(사진) 전 의원이 5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에게 ‘나의 동지이자 친구인 화갑이,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란 제목의 공개편지를 보냈다. 김 전 의원은 “친구, 이러면 안 되지 않는가. 나중에 우리가 저세상에서 무슨 낯으로 대통령님(김 전 대통령)을 뵙겠는가”라며 한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편지에서 “우린 1965년 박정희 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 동교동에 들어와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45년 한솥밥을 먹었네. 온갖 고통을 함께 견뎌온 추억이 이렇게 생생한데 도대체 자네는 나를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인가?”라고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중앙정보부에 함께 끌려갔던 일,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교도소에 수감됐던 일 등을 회고한 김 전 의원은 “당(민주통합당)에 서운한 점이 많은 걸 모르는 바 아니네만, 그렇다고 그렇게 갈 수 있는가? 민주당 대표까지 하고 ‘리틀 DJ’로 불리던 자네가 이럴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전 의원은 “정녕 발길을 돌릴 수 없다면, 부디 더 이상 대통령님을 거론하지 말아주게”라며 편지를 맺었다. 한 전 대표는 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한민국 미래와 지도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며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다.

태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