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의 한국젊은이, 4대 극한마라톤 완주… 한국인 최초 ‘명예의 전당’
입력 2012-12-04 21:05
“주변에서 격려해 주신 분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세계 4대 극한마라톤의 1000㎞ 코스를 한국인 최초로 1년 내에 모두 완주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영남대 김상현(24·도시공학과 4년)씨는 “그랜드슬램은 결코 혼자서는 이룰 수 없었다”고 4일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올해 초부터 세계 4대 사막을 모두 정복하겠다는 목표로 오지(奧地) 레이스를 시작했다. 지난 3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6월 중국 카슈가르의 고비 사막, 10월 이집트 사하라 사막을 완주했다. 이어 지난달 말 남극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지난 3일 무사히 완주했다.
이로써 세계 4대 극한마라톤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내 8번째 주인공이 됐다. 더욱이 1년 내 4개 대회를 모두 완주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에서는 12번째로 오르는 영광도 안았다.
김씨와 함께 참가한 한남대 최규영(28·기독교학과 4년)씨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동국대 윤승철(22·문예창작과 3년)씨는 세계 최연소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미국의 오지 레이스 전문기획사인 ‘레이싱 더 플래닛(Racing The Planet)’이 주관하는 사막마라톤대회는 참가자들이 6박7일간 매일 평균 40여㎞씩 총 250㎞를 달리는 경기다. 남극레이스는 칠레·중국·이집트 레이스를 모두 완주한 도전자에 참가 자격이 주어져 세계 28개국 55명의 철인들이 레이스를 펼쳤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대회를 위해 남극으로 떠나는 배를 탔을 때부터 파도가 워낙 높아 레이스가 시작됐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사막과 비교도 되지 않는 자외선에 얼굴이 익었는가 하면, 거센 눈보라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경험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난 3년간의 대학생활과 사막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고, 꿈꾸는 청춘들의 진정한 멘토가 되길 희망했다.
김씨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 그 자체가 행복”이라면서 “도전을 통해 얻은 것은 ‘기록’도 ‘순위’도 아닌 바로 ‘사람’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