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디지털 신문’ 이유있는 실패… 태블릿PC 이용자로 한정 독자 늘리지 못한게 패착
입력 2012-12-04 19:07
뉴미디어 시대의 대표 언론매체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출범했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태블릿PC 전용 유료신문 ‘더 데일리(The Daily)’가 창간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간한다. 머독이 보유한 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은 15일(현지시간)을 마지막으로 더데일리 발행을 중단한다고 3일 밝혔다.
뉴스코프는 지난해 2월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에서만 볼 수 있는 하루 100쪽 분량의 디지털 신문을 창간했다. 애플 아이튠스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구독하는 방식이었다. 책정된 구독료는 일주일 99센트, 연간 39달러99센트. 이 신문이 과연 위기의 종이신문 대안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것은 물론이다.
유명 저널리스트와 편집자를 대거 스카우트하고 창간 준비에만 3000만 달러 이상을 쏟아붓는 등 출발은 좋았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치명적인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구독자 층을 태블릿PC를 가진 사람으로 스스로 제한한 게 가장 큰 패착이었다. 구독자는 목표치 200만명을 한참 밑도는 10만명에 그쳤고 편집 역시 눈길을 끌지 못했다.
앱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용신문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이었지만 정작 인터넷에선 화제가 되지 못했다. 기사는 구독자에게만 보여질 뿐 일반 인터넷 사용자들에겐 검색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폭발적 반응을 기대했던 경영진의 바람과는 달리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반응도 미미했다. 기사 품질 역시 인터넷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기사와 정보 수준을 뛰어넘지 못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결국 뉴스코프는 “장기적으로 지속할 만큼 충분한 독자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공식입장을 내고 디지털기기 전용신문 발간을 접게 됐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