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보드服 멋? 아니! 기능이 먼저다

입력 2012-12-04 18:42


본격적인 스키 시즌이 시작됐다. 쌩쌩 나는 듯 달리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하얀 설원을 울긋불긋하게 수놓고 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올해는 나도 한번 날아봐!” 도전의욕을 불태우는 이들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강습? 아니다. 바로 스키복이나 스노보드복을 구입하러 매장에 간다. 그리고 멋진 컬러와 디자인을 고른다.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 마케팅실 권유나 과장은 “초보자라면 스키를 탈것인지 스노보드를 탈 것인지 미리 정한 뒤 옷을 골라야 하고, 둘 다 눈 위에서 즐기는 야외 스포츠인 만큼 보온, 방수, 발수, 스트레치성 등 기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컬러나 디자인은 그 다음 문제라는 것.

스노보드는 두 발이 고정된 상태에서 타는 반면 스키는 양 발의 움직임이 많다. 스키복은 보드복에 비해 보다 슬림하게 입는 것이 활동하기에 좋다. 특히 초보 보더들은 잘 넘어지게 마련이므로 엉덩이 보호대는 필수, 따라서 하의는 한 사이즈 큰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스키·보드복을 구입할 때 가장 꼼꼼히 따져야 하는 것은 방수성. 최근 내수압 2000㎜부터 1만㎜까지 나오고 있지만 국내 스키장에선 내수압 5000㎜ 정도면 충분하다. 내수압은 방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직경 10㎜ 원통에 물이 몇 ㎜가 되면 스며드는지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찬바람을 안고 달려야 하기 때문에 보온성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구스 및 다운 제품이 보온성은 높지만 스키·보드복은 솜을 넣어 누빈 패딩이 낫다. 왜냐하면 아무리 봉제가 잘 됐다 하더라고 털이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 특히 초보자는 잘 넘어져 털 빠짐이 더욱 심할 수 있다.

제일모직 후부의 박지수 머천다이저는 “활동량이 많은 보드복을 살 때는 디테일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땀이 많은 사람은 등판 허리 허벅지 등에 지퍼를 열어 땀을 내보낼 수 있는 통풍구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또 소매 끝 부분에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워머, 바지 허리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과 눈을 막아 줄 수 있는 스노스커트 등도 갖추고 있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발열 안감 사용으로 보온성을 한껏 높인 것들도 있으므로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은 안감의 소재도 따져보자.

한 벌을 통째로 구입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면 바지만 전문 스키·보드복으로 마련하고 상의는 평소 입는 다운이나 패딩 재킷을 입어도 된다.

바지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장갑 고글 등 소품이다. 스키 장갑은 폴을 쥐어야 하므로 얇고 부드러운 것이 좋고, 보드용 장갑은 턴이나 점프를 할 때 설면이나 데크에 직접 닿으므로 바닥면이 견고한 것을 골라야 한다.

두 가지 모두 방수·보온성은 기본이고, 안감이 땀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인지도 확인한다. 고글은 설원의 자외선은 해변가보다 강하므로 자외선차단효과가 확실하고, 오랫동안 쓰고 있어도 습기가 차지 않는 제품으로 골라야 한다. 모자는 귀마개가 달려 있거나 귀까지 덮을 수 있는 비니를 쓰는 것이 좋다.

헤드 디자인실 원유련 실장은 “스키·보드복은 고기능성 의류이므로 제대로 손질해야 그 기능이 유지된다”면서 원단 표면에 발수, 방수 코팅을 보호하기 위해 시즌 중 세탁은 가급적 최소화하라고 조언했다. 얼룩은 그때그때 물걸레로 닦아주고, 입은 뒤에는 반드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 놔 습기를 없애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곰팡이가 피거나 냄새가 날 수 있다.

세탁을 할 때도 드라이클리닝과 세탁기 사용은 피하고, 손세탁을 하도록 한다. 아웃도어 전용 세제를 미지근한 물에 풀어 손빨래를 해서 충분히 헹구되 섬유유연제 사용은 금물이다. 헹군 다음 비틀어 짜지 말고 탁탁 털어서 서늘한 곳에 뉘어 말리는 것이 좋다. 다림질 또한 코팅에 손상을 줄 수 있으니 하지 않도록 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