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아시아 제조업 바닥치고 상승세”

입력 2012-12-04 18:42

세계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한국, 싱가포르, 태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의 제조업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아시아 지표가 회복신호를 보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을 비롯한 역내 주요국의 최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향상됐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PMI는 미국 구매관리자협회가 매달 제조업 동향에 대한 설문을 실시해 산출하는 제조업 분야의 경기지표로 수치화된 지수가 50 미만인 경우 경기수축을, 50 이상인 경우 경기팽창을 의미한다.

PMI는 제조업의 정확한 성장률을 보여주기보다 전월과 비교한 상대적 호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된다. 한국은 PMI를 따로 산출하지 않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사용한다.

신문은 중국의 경우 지난 1일 발표된 11월 공식 PMI가 50.5로 50.2였던 10월에 비해 호전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7개월 사이 가장 좋은 수치다. HSBC은행이 만든 PMI도 10월 49.5에서 11월 50.5로 호전됐다. 13개월래 최고치다.

인도 역시 HSBC 산정 11월 PMI가 53.7을 기록했다. 10월 52.9였던 점을 감안하면 5개월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한국의 경우 11월 PMI가 6개월째 50 미만인 48.2로 경기위축세를 보였으나 10월의 47.4보다는 개선됐다.

HSBC 아시아담당 연구원인 로널드 맨은 “한국의 제조업 분야는 점진적인 회복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중국과 한국 외에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역시 신규 수출주문 증가와 내수 진작에 힘입어 수축국면을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제조업 회복이 가장 눈에 띄는 이유로 당국이 인프라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점을 꼽았다.

다만 아시아 제조업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미국의 ‘재정절벽’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HSBC 경제 분석 공동책임자인 프레데릭 노이만은 “미국이 재정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이 받을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역시 타격을 입겠지만 내수 지출을 늘려 공백을 메우려고 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신문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국가의 PMI가 호조세를 보이는 데다 정부의 재정부양과 금리인하 여력까지 갖고 있어 미국 대신 세계 경제의 ‘대안 견인차’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