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문, 아들 부당 취업” 문재인 “박, 만사올통 말 돌아”

입력 2012-12-04 09:33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통령 후보가 4일 대선 정국의 분수령이 될 첫 TV토론에서 정치쇄신, 권력형 비리 근절방안, 대북정책, 한반도 주변국과의 외교정책 등을 놓고 정면 승부를 벌였다.



오후 8시부터 1시간50분 동안 전국에 생중계된 후보 간 첫 TV토론은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 사퇴 이후 급증한 부동층의 향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TV토론에 대한 평가에 따라 박 후보의 굳히기냐, 문 후보의 뒤집기냐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MBC에서 진행된 토론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는 권력형 비리 문제를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가 먼저 문 후보에게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부산저축은행 조사를 담당했던 금감원 국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어 저축은행 피해자 모임에서 문 후보를 고발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무특보로 있을 때 아들이 공공기관에 부당하게 취업한 것도 국정감사에서 확인됐고 집을 사면서 다운계약서를 쓴 것도 확인됐다”고 공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금감원은 현재 이명박 정부의 관할 하에 있는데 압력을 행사했다면 진작 밝혀졌을 것이고 검찰수사에서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아들 취업문제도 그런 사실이 없는 걸로 확인됐다. 네거티브를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 새누리당 정부는 거의 비리백화점 수준이다.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가족까지 합쳐 모두 47명이 비리로 구속됐다. 최근에는 ‘만사올통’(만사는 박 후보 올케 서향희 변호사로 통한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고 역공을 취했다.



박 후보는 청와대를 나오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6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후보는 “당시 아버지도 흉탄에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들과 살 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배려하는 차원에서 준다고 했을 때,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받았다”고 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 박 후보는 “북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 필요하면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고 밝혔고 문 후보는 “북한과 대화하면서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은 문제가 있으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며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 후보는 상시적으로 국정을 협의할 수 있는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제안했고 박 후보는 “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세 후보는 오는 10일 경제민주화, 경기활성화 대책, 일자리 창출 방안 등에 대해, 16일에는 범죄예방과 사회안전 대책, 과학기술 발전 방안을 주제로 2차, 3차 TV토론을 벌인다.

김재중 김아진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