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4] 安행보 해석 차 여야 아전인수… 속내는?
입력 2012-12-04 18:49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미지근한 선거 지원 의사를 두고 4일 여야는 자기 쪽에 유리한 해석을 내놓기 바빴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의 환심을 살 만한 방안 찾기에 분주했고,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 거리를 두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의 캠프 주요 관계자들은 안 전 후보가 언제, 얼마나 선거 지원을 할지에 한결같이 “며칠 지켜보자”고 했다. 안 전 후보 측이 독자적인 지원 활동에 비중을 두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구체적인 방식을 거론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또 지원 의사를 밝힌 마당에 말을 보태 안 전 후보의 심기를 거스를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도 묻어났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안 전 후보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박원순 시장을 상당히 도와줄거라 생각했지만 막바지에 편지 한 장 전달한 게 전부였다. 그래도 박 시장에게 지지가 몰렸다”면서 “이번에도 우리를 잘 도와주겠다고 하더라. 언제부터 도와줄지 모르지만 돕기 시작하면 판이 크게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후보 측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했다. 단일화 협상팀원이었던 김기식 의원은 “안 전 후보의 입장 표명이 애매하다는 말들이 나오자 저쪽에서 곧바로 긴급 브리핑을 열어 해명하고 안 전 후보는 트위터에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는 글까지 올렸다”고 했다. 조정식 소통1본부장도 “안 전 후보 측도 언론 보도에 난감해하는 것 같더라. 문 후보를 더 세게 도와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가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 등 네거티브 선거전에 우려를 표명한 것을 감안해 문 후보와 캠프 역할을 분담하는 이원화 전략도 마련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향한 자극적 표현을 삼가고 미래 비전과 정책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캠프가 박 후보 검증에 주력키로 했다. 우 단장은 “문 후보가 분명히 뭘 하겠다는 건지 밝히지 못했다는 내부 비판이 있었다. 그래서 내일부터 후보가 직접 생활공약(민생공약)을 하나씩 제시하기로 했다. 그러면 남은 부동층이 우리 쪽으로 올 거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서병수 당무본부장은 KBS 라디오에 나와 “(안 전 후보의 캠프 해단식 발언은) 문 후보와 이제 거리를 둬야겠다. 더 이상 같이 정치를 하고 싶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문 후보와 민주당에 대해 실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단식 장면이나 안 전 후보의 표정, 발언에 담긴 내용을 (민주당은) 곰곰이 씹어봐야 한다. 같이 정치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안 전 후보에게 너무 매달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60여년 전통의 야당답게 이제는 홀로서기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백민정 유동근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