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 충북·강원 교육감 희비 엇갈려

입력 2012-12-03 21:53

보수 성향 충북도교육감과 진보 성향의 강원도교육감이 지난 6월 실시한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학업성취도 평가가 학생들의 학력을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인 만큼 결과에 따라 교육감 자신의 입지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이기용 교육감이 이끄는 충북교육계는 올해 평가에서 학력 낙오자가 거의 없어 잔칫집 분위기다. 충북은 ‘보통 이상 학력’을 받은 학생이 87%로 전국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보통 이상 학력 비율이 16개 시·도 중 가장 낮은 강원도(75.2%)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충북도의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0.8%로 강원도 2.7%와는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매년 한 차례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성취도에 따라 ‘보통 이상 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3단계로 나뉜다.

충북도교육청은 이번 결과에 대해 3년 전부터 시작한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제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모든 시험성적을 체계적으로 지도·관리하면서 학부모에게 자녀의 학습상황을 메일이나 문자 등으로 안내하는 학부모 알리미 서비스와 수준별 이동수업 등이 학력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봤다.

반면, 방과후학교 및 자율학습에서 학생 선택권을 보장하는 등 진보교육정책을 추진했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의 강원도교육청은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 침울한 분위기다.

강원도는 올해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이 각각 77%, 65.9%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고등학생의 경우도 82.6%로 경기(75.9%)와 서울(77.9%)에 이어 낮게 나왔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도시·농산어촌 지역 등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학습유형에 따른 학습 프로그램을 보급해 나가겠다”며 “학습부진 해소와 학력신장을 위해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와 선도학교, 혁신학교, 방과후학교 운영 등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청주=서승진 홍성헌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