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최강전 전멸 왜?… 줄곧 앞서다 막판 강압수비에 쩔쩔
입력 2012-12-03 19:18
대학교 농구팀들에게 프로의 벽은 너무 높았다. 2일까지 진행된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대학 7개 팀은 단 한 곳도 8강에 들지 못했다.
올해 신설된 최강전은 1997년 1월 농구대잔치 이후 15년10개월 만에 대학팀과 성인팀이 공식 경기에서 맞붙어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대학 최강 경희대와 전통의 강호 중앙대, 고려대 등이 돌풍을 몰고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났다. 중앙대가 비록 2진급이었지만 프로팀인 안양 KGC인삼공사를 누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대학팀들은 패기는 좋았지만 노련함과 체력에서 프로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 대학 팀 대부분은 4쿼터 초반까지 앞서다가 경기 막판 프로팀의 강압수비에 막혀 허우적대다 경기를 내준 경우가 허다했다. 또 선수층에 여유가 있는 프로팀은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체력 안배를 했지만 대학팀은 주전 5∼6명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경기 막판 맥없는 공격 실패와 실책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최강전에서 일부 대학 선수들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연세대 허웅과 중앙대 전성현, 이호현의 활약은 눈부셨다. 전주 KCC 허재 감독의 장남인 허웅은 서울 SK를 상대로 22점을 넣었다. 평소 허 감독으로부터 “자신 있게 하라”는 조언을 많이 듣는다는 허웅은 1학년생 답지 않게 과감한 플레이와 리더십이 돋보였다. 특히 허웅은 화려한 드리블과 패스를 자랑해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당시 적장 문경은 SK 감독도 “허웅이 저학년인데도 팀을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중앙대 3학년생 포워드 전성현은 인삼공사를 상대로 33점, KCC전에서는 14점을 넣었다. 두 경기에서 3점슛 7개를 꽂아 정확한 외곽슛 실력을 뽐냈다. 같은 학교 2학년 생 이호현도 인삼공사 전에서 35점을 기록하며 농구 관계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중앙대 출신 허 감독은 “전성현이 연습경기 때도 잘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 때보다 더 향상된 기량을 보여줬다”며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