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데얀 MVP… K리그 전설이 되다

입력 2012-12-03 21:14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31·FC서울)이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데얀은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 기자단 투표에서 116표 중 92표를 얻어 ‘토종 공격수’ 이동국(19표·전북 현대)과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5표·울산 현대)를 여유있게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MVP는 통상적으로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을 모두 반영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데, 데얀은 이번 시즌 두 토끼를 다 잡았다. 서울은 2010년 이후 2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한 시즌 최다승(29승) 및 최다 승점(96점)을 달성했다.

서울의 우승 주역이 바로 데얀이다. 데얀은 이번 시즌 31골을 터뜨려 이동국(26골)을 제치고 K리그 29년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데얀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도 갈아 치웠다. 종전 기록은 2003시즌 김도훈(당시 성남)이 기록한 28골이다. K리그 데뷔 시즌부터 6시즌 연속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도 데얀이 유일하다.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로서 K리그 MVP를 차지했던 선수는 나드손(2004년)과 따바레즈(2007년)밖에 없었다. 데얀은 또 역대 최소 경기 100골, 외국인 선수 통산 최다 골 등 숱한 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MVP, 득점왕에 이어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린 데얀은 100% 팬 투표로 선정되는 ‘팬타스틱 플레이어’에도 1위(1만5285표)에 올라 4관왕을 차지했다.

데얀은 “팀 동료가 나를 믿어 주면 긴장을 덜 하게 되고, 그럴수록 경기력이 좋아져 골을 넣을 확률이 높아졌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서울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구단이 나를 필요로 하는 그날까지 FC서울에서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포항 스틸러스의 ‘신형 엔진’ 이명주(22)는 116표 중 104표를 얻는 압도적 지지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포항의 유스팀인 포철공고를 거쳐 영남대 재학 중 포항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명주는 이번 시즌 35경기에서 5골, 6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았다.

감독상의 영예는 서울의 초보 사령탑 최용수(39) 감독에게 돌아갔다. 최 감독은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이번 시즌 서울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서울의 미드필더 몰리나(32)는 K리그 통산 한 시즌 최다 도움인 19도움을 기록, 도움상을 받았다. MVP, 감독상, 득점왕, 도움왕, 베스트팀을 휩쓴 서울은 골키퍼 이용대를 시작으로 수비수 아디, 미드필더 하대성과 몰리나, 공격수 데얀 등 5명의 베스트 11을 배출해 K리그 최고의 팀임을 입증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