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잃은 2012년 코스피… 지수 변동폭 사상 최저
입력 2012-12-03 19:05
올해 코스피지수의 변동 폭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 해 내내 지겹게 계속된 유럽 재정위기 이슈로 투자심리가 꺾인 탓이 크다. 증권거래 침체에 따라 증권사·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등 금융투자회사 10곳 중 4곳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지수 변동계수는 지난달까지 7.82%로 1980년 코스피지수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코스피지수 변동계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36.12%로 가장 컸고 지난해에는 15.16%였다.
변동계수는 주가지수의 연중 최고점에서 최저점을 뺀 값을 ‘중간 값(최고점과 최저점의 중간 값)의 두 배’로 나눠 구한 수치다. 변동계수는 시장 변동성의 척도다.
변동계수의 하락은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안정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 우려 속에서 주식시장이 활기를 잃었기 때문으로 본다. 유럽 등 해외시장의 불안감 때문에 거래대금이 급감하자 업계에서는 ‘4무(無) 장세’라는 말까지 유행했다. 상승 동력, 매수 주체, 주도주, 방향성 등이 없는 장세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다.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자 금융투자회사들은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증권사·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292곳 중 124곳(42.5%)이 자본잠식 상태다.
금융투자회사 10곳 중 4곳 이상이 누적 적자 확대로 자본금마저 까먹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는 61곳 중 9곳(14.8%), 자산운용사는 82곳 중 34곳(41.5%), 투자자문사는 149곳 중 81곳(54.4%)이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