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한국서 쓴맛… 규제·현지화 실패로 점유율·수익 뚝, 일부 떠날 채비
입력 2012-12-03 19:05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올 들어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데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지 않자 일부는 아예 한국 시장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SC은행의 대출금 기준 점유율은 지난 6월 기준 3.1%로 지난해 6월 3.6%보다 0.5% 포인트 떨어졌다. 씨티은행의 대출금 기준 점유율도 2.3%에서 2.2%로 0.1% 포인트 내렸다.
보험사들 사정도 비슷하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생명보험사 11곳의 보험료 수입 기준 점유율은 2007년 23.5%였지만 지난해 20.7%로 주저앉았고, 올 상반기에 18.6%로 추락했다.
시장점유율이 내리막을 타면서 수익성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 SC은행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408억원으로 지난해 1133억원보다 64%나 줄었다. 씨티은행도 3분기 당기순이익이 37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392억원) 대비 73.3% 감소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경우 상반기 기준 23곳 중 9곳이 적자를 봤다.
외국계 금융회사가 유달리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현지화 실패에 있다. 한국인의 정서나 우리 금융당국의 규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우리 시장에서 떠나려는 금융회사가 생겨나고 있다. 영국 아비바그룹의 우리아비바생명은 지분정리에 나섰고, ING그룹의 ING생명 한국법인도 매각을 코앞에 두고 있다. 골드만 자산운용은 국내 진출 5년 만에 서울지점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