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바티칸’… 교황청 성직자 2013년부터 전자칩 신분증 발급

입력 2012-12-04 00:27

문서 유출 스캔들을 겪은 바티칸이 성직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보안’을 실행키로 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새해 1월 1일부터 교황청 소속 성직자와 직원들이 위치 추적이 가능하도록 전자칩이 내장된 신분증을 발급받을 예정이라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방침은 바티칸 내부 비리가 전 세계에 공개된 ‘바티리크스 사건’의 후속 조치로 나온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바티리크스’는 교황의 전 집사 파올로 가브리엘이 교황 서재에서 문서를 훔쳐 이탈리아 언론에 넘긴 사건으로, 문서에는 교황 암살 음모와 바티칸 은행의 돈세탁, 추기경들의 비리 등이 담겨 있었다. 가브리엘은 이를 토대로 책을 펴내기도 했다.

교황청은 이 조치가 수년 전부터 논의돼 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탈리아 언론 ‘라 스탬파’는 교황의 모든 비밀에 마음껏 접근할 수 있던 가브리엘과는 달리 새 집사는 기밀문서를 옮기는 업무에서조차 배제됐다고 전했다. 신분증 발급 책임은 오랫동안 바티칸에서 정보 관련 업무를 맡으며 교황의 신뢰를 받아온 유고슬라비아 출신 미탸 레스코비치 신부가 맡았다.

한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2일부터 트위터 개인계정(@pontifex)을 열고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8개 언어로 트위터를 시작한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Pontifex’는 라틴어로 교황을 의미하며, 통합을 의미하는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는 뜻도 지닌다. 베네딕토 교황은 지난해 바티칸 트위터 계정으로 첫 글을 올려 3시간 만에 1만5000명 이상 팔로어가 몰렸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