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예고] 北에 뺨 맞은 꼴… 中 ‘부글부글’
입력 2012-12-03 18:37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예고를 두고 북한과 중국 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북한의 평화적 우주 이용권리를 존중한다고 발표했지만, 북한에 대해 중국의 압박 기조가 훨씬 강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이후 고위급 대표단의 평양 방문(지난달 30일) 바로 다음날 북한이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발표한 것에 매우 불편한 심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 “북한이 중국 새 지도부의 뺨을 세게 때린 셈”이라며 “(북·중 간에)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중국이 속으로 부글부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중국 고위급 대표단 방문이 사실상 북한 지도부를 경고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핵과 장거리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보유 불허”라는 중국의 입장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중 이상기류는 중국의 김정은 체제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데서 기인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4월 13일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유엔 안보리가 북한을 강경하게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한 것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했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 미사일 발사 강행 이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과정에서도 북한에만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간절히 원하는 김정은 방중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미사일 발사는 ‘시진핑 중국’이 북핵 억제력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향후 양국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알 수 있는 중요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