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 재외유권자 22만표… 朴·文 서로 “유리”
입력 2012-12-03 18:57
우리나라 제18대 대통령선거는 외국에서 먼저 시작된다. 대선에 처음 도입된 재외국민 선거가 5일부터 10일까지 세계 164개 공관에서 실시되기 때문이다. 판세가 10만표 차 이하의 초박빙 승부로 갈 경우 재외국민 선거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 재외유권자로 확정된 사람은 22만2389명으로 지난 4·11총선 때보다 80% 정도 증가했다. 재외유권자는 재외국민과 국외부재자로 구성된다. 재외국민은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외국 영주권을 취득했거나 취득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 중인 재외동포를 말하고, 국외부재자는 외국에 체류 중인 유학생 관광객 상사주재원 등을 가리킨다. 국외부재자가 재외국민의 4배가량 된다.
여야 분석을 종합하면 현재 재외유권자들의 여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쪽으로 근소하게 기울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4·11총선 당시 정당 득표율은 새누리당 40.1%, 민주당 35%, 통합진보당 14.4%로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앞섰지만 범야권 득표율이 49%에 달했다. 재외국민 투표율이 높으면 새누리당이, 국외부재자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 각각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륙별로는 영주권자가 많은 미주에선 새누리당이, 국외부재자가 많은 아시아 지역은 민주당이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야의 득표전도 치열하다. 새누리당 원유철 재외선대위원장은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미국 뉴욕, 보스턴, 시카고, 필라델피아, 댈러스 등을 방문해 재외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앞서 지난 8월과 10월에는 일본과 중국을 다녀왔으며 11월에는 호주를 찾아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3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 사퇴 이후 박 후보 쪽으로 부동층이 이동하고 있다. 해외 쪽도 승기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 드러난 재외국민 표심을 고려할 때 대선에서도 문 후보가 선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외부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당 재외동포위원회 관계자는 “국외부재자는 확실하게 야권 성향”이라며 “해외의 민주당 지지자들과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이 함께 모여 도시별로 투표참여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 재외동포위원장은 2년 전부터 미국 일본 중국 등지를 돌며 표심을 다져놓은 상태다. 최근에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재중 엄기영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