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 새누리 “安 사실상 독립선언… 文과 거리두기” 반색
입력 2012-12-03 19:11
새누리당은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의 캠프 해단식 발언에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안 전 후보가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한 대목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 발언이 지난달 후보 사퇴 기자회견 수준에 그친 점을 가리켜 문 후보와의 ‘거리 두기’라고까지 평가했다.
이상일 중앙선대위 공동대변인은 3일 해단식 직후 브리핑에서 “안 전 후보가 희망하는 국민대통합, 정치쇄신, 경제위기 대비 등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어젠다”라며 “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어 “과거에 집착해 온 민주당과 문 후보는 오늘부터라도 네거티브 공세를 좀 자제하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 정책으로 경쟁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종합상황실장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전 후보가 해단식에서 강조한 미래, 통합, 정치혁신, 경제위기는 민주당보다 오히려 새누리당에서 주장했던 내용이다.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가 ‘새로운 시작’을 강조하고 새 정치에 대한 의지를 다진 부분을 집중 부각시키며 사실상의 ‘독립선언’이라고 분석했다. 선대위 고위관계자는 “예상했던 수위였지만 ‘안철수식 홀로서기 기자회견’을 본 느낌”이라며 “이제야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정면승부가 가능하게 됐다. ‘안철수 변수’가 사라진 셈”이라고 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가 적극적으로 대선 판에 뛰어들 경우를 대비해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 격차를 10% 포인트 이상 벌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안 전 후보의 지원이 소극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 지지율이 문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오자 현재 추세를 굳혀간다는 방침이다. 또 노무현·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꾸준히 지적해 문 후보 측에서 제기하는 정권심판론을 잠재우고 중산층 재건을 목표로 하는 민생정부론을 내세워 지지세를 끌어올린다는 전략도 세웠다. 선대위 관계자는 “박 후보는 뚜벅뚜벅 우직하게 가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전 후보가 남은 선거기간 판세에 미칠 영향을 견제하고 차단하려는 신중한 움직임도 감지됐다. 조해진 공동대변인은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안 전 후보가 오늘 결속시킨 자신의 지지층을 통해 선거일 전에 행동에 나설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후보의 지지발언으로 문 후보 지지율이 오를지에 대해 “가능성이 희박하다. 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폭발력은 이미 상실했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김경재 국민대통합위 기획특보도 “안 전 후보가 자신이 쇄신 대상으로 삼은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 등이 컴백한 상태에서 문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못 박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