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연말을 앞두고 광범위하게 번진 지구멸망설에 일침을 가했다고 영 일간 데일리메일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구멸망설을 진짜로 믿은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NASA에 이메일을 보내 우울증과 절망감을 토로하고, 상당수는 자살 충동에 시달리며 괴로워하기도 한다. NASA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이메일이 끊이지 않자 최근 홈페이지에 ‘수다방’을 개설해 이 예언을 절대 믿어선 안 된다고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세간에 퍼진 ‘마야력 지구멸망설’은 ‘나비루’란 이름의 알려지지 않은 행성이 이달 21일 지구와 충돌, 지구상에 있는 모든 존재가 한꺼번에 죽게 된다는 내용이다. 과테말라에 있는 마야 문명 유적지에서 발견된 고대 달력이 21일을 마지막으로 끝난다는 게 이 설을 믿는 이들이 주장하는 지구 멸망 증거다. 심지어 지구의 자전축이 뒤집히고 은하 한복판에 있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는 설도 있다. 소문은 아제르바이잔 출신 작가 자카리아 시친이 1976년 펴낸 수메르 문명에 관한 책에서 나비루 행성에 대해 저술한 데서 비롯됐다.
NASA는 “나비루 혹은 ‘행성 X’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웹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행성이 21일에 지구와 부딪힐 예정이라면 천문학자들이 적어도 10년 전에는 발견했을 것이고, 지금쯤은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NASA의 논리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풋힐 칼리지 앤드류 프래크노이 교수는 “종말보다는 기후 변화와 같은 확실한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지구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멸망의 근원지’인 과테말라시티는 21일을 앞두고 지구멸망을 소재로 각종 행사를 기획하며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마야曆 지구 멸망설 절대 믿지 마세요”… NASA, 어린이·청소년들에 설득 나서
입력 2012-12-03 1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