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 안철수, 文 지원 미지근… 새정치 불 때기

입력 2012-12-03 21:43


“단일후보 文 성원해달라…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3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의 뜻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예상보다는 ‘낮은 수위’의 지지의사 피력이어서 안 전 후보가 추가적으로 파격적인 선거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문 후보에 대한 우위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 전 후보는 서울 공평동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지난달 23일 사퇴 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이제 단일 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며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께서 이제 큰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의 에두른 지지의사 표현은 공직선거법상 집회로 간주되는 해단식에서 특정후보 지지를 호소할 수 없는 법적 제약에 따른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기대를 했던 민주당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민주당 기류가 전해지자 브리핑을 통해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돕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한 번 더 밝힌 것이고, 조만간 어떻게 도울지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전 후보는 지지발언에 곧이어 “지금 대선은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다”고 여야 모두를 비판했다. 또 “흑색선전과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다. 대립적인 정치가 반복된다면 새로운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처럼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양비(兩非)론을 펴자 민주당은 의외라는 시각이다. 현재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상대로 힘겹게 싸우는 상황을 감안하면 박 후보를 직접 비판하는 발언을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 전 후보가 현재의 대선 양상이 ‘새 정치’와 거리가 멀다는 자신의 인식을 밝힌 것인 만큼 그의 지지자들이 선뜻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선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혀온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문제가 여전히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음에 따라 중도성향 부동표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들을 잡기 위한 여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 전 후보는 회견 말미에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새 정치의 길 위에 저 안철수는 더욱 단련해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정치 행보를 계속해 나갈 방침을 분명히 했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