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로 고관절·척추질환 악화… 기름진 안주 통풍 유발

입력 2012-12-03 20:54

연말 술 약속이 본격적으로 잦아지는 시기다.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적당히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연말에는 과음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자는 모임의 취지는 잊고 본인의 음주량을 넘어 주사를 부리는 등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본인의 건강도 함께 망가질 수 있다는 사실. 흔히 다음날 숙취로 속이 좋지 않을 때는 간이나 위 건강에 신경 쓰기 바쁘지만, 잦은 음주는 예상치 못한 척추와 관절 건강에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잦은 음주와 과음,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위험= 직장생활 회식자리에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술’이다. 특히 40∼50대 중장년층에게 회식자리는 음주가 당연한 일상이다. 이러한 누적된 음주와 과음으로 중장년층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관절 질환이 바로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다. 엉덩관절이라고도 부르는 고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을 잇는 관절로, 잦은 음주를 하게 되면 이곳의 혈류가 차단돼 뼈 조직이 괴사하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양반다리를 했을 때 사타구니 부근의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이미 괴사가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 척추질환이 있는 사람은 술을 마신 후 허리통증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알코올이 디스크에 혈액 공급을 방해하고 단백질이 소비되면서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노원 의정부척병원 원장은 “음주로 인해 심해진 허리통증은 허리의 큰 이상이 없을 경우에는 음주 후 대개 수일 내에 평상시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보통이다”면서도 “하지만 1주일 이상 허리통증이나 다리의 방사통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추간판 변성의 악화 등이 우려되는 만큼 통증을 악화시키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류안주와 과음이 귀족병 ‘통풍’ 불러= 적당한 음주량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술에 따른 안주 선택도 중요하다. 소주와 삼겹살, 시원한 맥주와 치킨은 술과 단짝인 안성맞춤 안주지만 이러한 육류 섭취와 음주가 잦으면 흔히 ‘귀족병’이라 불리는 ‘통풍’이 발생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47.5%나 급증했다. 통풍은 육류와 주류가 대사되고 남는 ‘요산’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관절과 그 주변에 쌓이면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 하지의 관절에 발생하며, 해당 관절이 빨갛게 부어올라 누르면 아프고 열이 나기도 한다.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은 “통풍을 방치하게 되면 다른 곳까지 확대될 수 있고 관절 변형과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합병증까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만도 통풍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육류와 기름진 안주는 피하고, 수분이 많은 당근과 오이 등의 채소류의 안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박주호 쿠키건강 기자 epi0212@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