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리듬’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발생률 일반인의 5배… 와파린 요법 대체할 새로운 항응고제 주목

입력 2012-12-03 17:42

우리 몸의 심장은 1분 당 보통 60∼70번씩 힘차게 박동하면서 온 몸에 깨끗한 산소를 전달한다. 그런데 이런 심장리듬이 비정상적이 돼 맥박이 너무 빨라지거나 너무 느려지게 되면 혈액흐름에 문제가 생겨 실신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을 ‘부정맥’이라 한다. 부정맥은 크게 서맥, 심방세동, 빈맥으로 나뉜다. 특히 심방세동은 심장 내 심방의 여러 부위가 무질서하고 빠르게 수축되면서 심장 수축의 강도와 리듬까지 불규칙해져 효과적인 펌프기능을 못하게 되는 증상을 보인다.

심방세동은 그 자체로도 심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지만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률, 재발률을 크게 높인다는 점에서 상당히 치명적이다. 그 대표적인 합병증이 뇌졸중이다. 심방세동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이 5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의 치료법은 심박수를 조절하는 것과 심장의 리듬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항혈전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심방세동 환자의 대다수는 항혈전제 중에서 경구용 항응고제를 필요로 한다. 모든 경구용 항응고제는 혈액 속 응고 성분을 조절해 피떡(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피를 묽게 하는 작용을 한다.

1950년대부터 와파린을 비롯한 비타민 K 길항제가 항응고제로 현재까지 사용돼 왔다. 그러나 비타민 K 길항제는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두부, 시금치, 마늘 등 비타민 K 함유 음식을 복용하면 상호작용이 발생해 예기치 못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약물이나 흡연, 음주로 인한 상호작용도 빈번하게 발생해 복용 및 관리가 매우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와파린 요법의 한계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두개(頭蓋) 내 출혈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 발생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예방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새로운 항응고제가 등장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뇌졸중을 막는 항응고 요법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앞서 여러 치료제들이 와파린의 대체제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적으로 시판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가 60년간의 긴 공백을 깨고 와파린 요법을 대체할 새로운 항응고제로 출시됐다.

프라닥사는 피를 뽑아 검사하는 일상적 모니터링이 필요 없고, 섭취하는 음식 때문에 약효에 영향도 받지 않아 더욱 편안하게 복용할 수 있어 항응고 요법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꼽히고 있다.

이영수 쿠키건강 기자 jun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