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할땐 친구같은 남자 만날래요”…드라마 ‘착한 남자’서 가슴 아픈 사랑연기 문채원
입력 2012-12-04 00:40
최근 몇 년 동안 문채원(26)만큼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 온 여배우를 찾기란 쉽지 않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2009년·SBS) ‘공주의 남자’(2011년·KBS2), 영화 ‘최종병기 활’(2011년) 등 출연작 대부분은 큰 인기를 모았고 문채원은 이를 발판삼아 정상급 스타로, 당대의 히트메이커로 떠올랐다.
지난달 15일 종영한 KBS 2TV 수목극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재벌가 상속녀 서은기 역을 맡아 한층 더 성숙해진 연기력을 뽐냈다. 작품은 방송 초반을 제외하면 방영 내내 10% 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문채원은 “그동안은 작품을 할 때 즐기지 못하고 힘들게 일하는 편이었는데, ‘착한 남자’는 촬영 내내 재미있게 임했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촬영장에서 배우들끼리 농담도 많이 주고받고 까불기도 하면서 일해본 건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저는 사극을 많이 해서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춘 경우가 많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또래 배우들과 연기를 하다 보니 맘이 편하더라고요. 선배님들과 연기할 때와는 다른 즐거움을 느꼈어요.”
‘착한 남자’에서 문채원은 사실상 1인 2역이나 다름없는 배역을 소화했다. 방송 초반과 종반의 서은기는 냉철하고 때론 위악적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극 중반 기억을 잃었을 땐 한없이 지고지순하면서 천진난만한 인물이었다. 연기의 폭이 커야 하는 이런 역할을 연기하며 힘든 점은 없었을까.
“처음 대본을 받고 서은기를 통해 서로 다른 2개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특히 초반의 서은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상투적인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안하무인인 재벌가 후계자에 사랑은 해본 적도 없고…. 보통 이런 역할은 여배우보다는 남자 배우들이 많이 맡았거든요. 작품이 끝난 지금도 저의 마음엔 서은기가 남아 있어요.”
‘착한 남자’가 종영한 뒤 문채원은 군에 입대하는 남동생을 배웅하러 강원도 양구에 갔다 왔고, 최근엔 사흘 연속으로 영화관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착한 남자’ 상대역인 송중기(27)가 출연한 ‘늑대 소년’을 시작으로 ‘나는 살인범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내리 관람했다.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이것저것 많이 봐야 제가 이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최근 ‘3연타’로 영화를 봐서인지 지금은 차기작으로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스크린 속 배우들이 정말 반짝반짝 빛이 나더라고요.”
문채원은 연말까지 광고 촬영 등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한 뒤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계획을 물으니 “남자친구가 없는 만큼 언제나 그랬듯 집에서 혼자 보낼 거 같다”며 웃었다. “연애를 하더라도 가슴 아픈 사랑은 하긴 싫어요. 그냥 오랫동안 친구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과 만나고 싶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