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내 해외 첩보조직 강화… 북한·이란·이슬람무장단체 겨냥
입력 2012-12-02 19:39
미국 정부가 국방부 내 국방정보국(DIA)을 북한, 이란, 북아프리카 무장세력의 군사적 위협 정보 획득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해외 첩보조직으로 개편키로 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유사한 규모의 군사정보 전담조직으로 키우겠다는 의미다.
이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2개의 동시 전쟁을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나온 국가안보 전략의 중대한 변화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펜타곤 고위관리를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로운 해외 첩보조직은 펜타곤에서 군사정보를 주로 제공해온 DIA 개편 전략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DIA는 조직개편과 함께 북한과 이란의 재래식 무기와 핵프로그램의 해외 이전, 북아프리카 이슬람무장단체의 군사위협, 중국의 군사동향에 대한 정보 및 첩보 수집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는 최근 미 국방부 정보담당 고위관리들의 최우선 관심사이기도 하다.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DIA는 세계 각지에 정식 요원과 첩보 제공자 1600여명으로 구성된 거대조직으로 탈바꿈한다. 조직개편은 향후 5년 내 국방부의 새로운 비밀첩보조직인 국방비밀국(DCS)이 창설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현재 500명인 정보관리(case officer) 역시 2018년까지 800∼1000명 선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새로 배속되는 요원들은 CIA와 미합동특수전사령부(JSOC)에서 훈련받게 된다.
국방부 내 핵심조직이 첩보조직으로 변신하는 이유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군사외교 정책이 대대적인 군사작전보다는 첩보 및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은밀한 (준군사) 작전 쪽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들은 DIA의 해외 첩보조직 개편 역시 첩보활동과 군사작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IA는 몇 년 전부터 드론(무인기)을 통해 아프간 등지에서 무장세력을 정밀타격하고 있고, 펜타곤도 DCS 창설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마이클 플린 DIA 국장은 “이는 국가안보상 중요한 전략적 진전”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DIA가 해외 스파이조직으로 변모하더라도 요원들이 정보·첩보 수집 외에 드론 공격, 정치적 소요 독려, 반군 무장 지원 등 독단적인 작전까지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미 정보담당 고위관리에 따르면 DIA 첩보요원 중 일부는 각국 주재 대사관에 무관 등으로 배치되며 CIA에도 활동상황을 보고하게 된다. DIA 개편은 마이클 비커스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이 주도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