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대13… 일본골프는 적수가 아니었다
입력 2012-12-02 19:26
KB금융컵 제11회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마지막 날인 2일 오후 부산 베이사이드 골프장.
이날 양국 12명씩의 선수들이 나선 싱글 스트로크 경기의 절반이 끝나갈 무렵 강춘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부회장이 “이러다 역전패 당하게 생겼어요”라며 사색이 돼 나타났다. 전날 포볼·포섬 경기에서 5승1패(승점 10-2)로 압도적으로 앞서 12경기 가운데 4승1무면 우승이 확정되는 한국이 역전패 당할 분위기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은 이날 앞 조로 나간 6명의 선수 가운데 전미정(30·진로재팬) 김자영(21·넵스)이 무승부를 기록했을 뿐 이보미(24·정관장) 한희원(34·KB금융) 김하늘(24·비씨카드) 양희영(23·KB금융)이 줄줄이 일본선수에게 나가 떨어졌다. 승점 2점을 보태는 데 그친 한국은 순식간에 12-12, 동점을 허용했다.
여유있는 첫날 성적 때문에 한국이 다소 느긋한 경기를 펼친 반면 일본선수단은 독기를 품고 경기에 나섰다는 후문이었다.
패배의 분위기도 잠시, 한국은 7번째 선수인 허윤경(22·현대스위스)이 9번홀(파5) 이글과 막판 3홀 연속 버디행진에 힘입어 4언더파를 쳐 이븐파에 그친 일본의 모리타 리카코에 승리, 다시 14-12의 리드를 잡았다.
이어 양수진(21·넵스)이 17번홀 버디로 무승부를 이끌어내며 숨을 고른 한국은 전략적으로 마지막에 배치된 에이스급 선수 4명이 속속 승자 대열에 합류하며 승부를 마감했다.
미국투어 상금왕인 박인비(24)가 류 리츠코에 2타 차로 이겨 17-13의 리드를 지킨 한국은 미국투어 신인왕인 유소연(22·한화)이 요시다 유미코에 3타차로 승리, 우승에 필요한 승점 19점을 채웠다. 한국이 역대전적 6승2무3패로 우위를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최종 점수는 23대 13. 한국의 10점차 압승이었다. 3년 만에 열린 이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이룬 것이다.
100만엔의 상금이 주어지는 최우수선수상(MVP)은 2승을 거둔 박인비에게 돌아갔다. 수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MVP가 유력시 됐던 김자영(3언더파)은 18번홀에서 하토리 마유의 10여m 장거리 버디퍼트가 들어가 무승부를 허용하는 바람에 수상의 기회를 놓쳤다.
부산=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