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본 2012 한국] 불황이 낳은 세태 변화… 헬스클럽 대신 운동 장비 사서 쓴다

입력 2012-12-02 19:19


길어지는 경기침체는 신용카드 소비 흐름에도 상당한 변화를 주고 있다. 우리의 남다른 교육열을 반영하듯 자녀교육 업종은 여전한 호황을 누렸다. 반면 헬스와 수영, 스키 등 사치성 업종은 찬바람이 불었다. 헬스클럽이나 수영장에 가는 대신 직접 장비를 구입해 집에서 운동을 하는 ‘실속족’도 늘어났다.

신한카드가 분류한 전체 52개 업종 중 2008년부터 올해까지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업종은 단연 ‘자녀교육’이었다. 카드로 자녀교육에 쓴 돈은 2008년 1378억원이었지만 올해는 5044억원으로 266.0%나 급증했다. 전체 카드사용액 증가율(42.6%)의 6배 이상이다.

다만 자녀교육에 쓴 카드비는 올해의 경우 2010년 1조4695억원에 비하면 3분의 1가량 급격히 줄어들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최후의 보루로 여기는 자녀교육비까지 줄이는 고육지책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중교통의 카드 사용액도 지난 5년간 211.2%나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후불 교통카드가 활성화된 데다 주요 도시에 지하철 등 대중교통망이 확충된 효과다. 카드사에서 대중교통 이용혜택을 크게 늘린 영향도 있다.

반면 실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자기관리와 여가에는 지갑이 굳게 닫혔다. 헬스클럽과 수영장에서 긁은 카드 사용액은 2008년 695억원에서 올해 198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스키장 카드 사용액도 30억원에서 20억원으로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운동기구를 직접 구입, 집에서 운동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운동장비 구입액은 2008년 810억원에서 올해 1711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또 PG(Payment Gateway·소규모 온라인 쇼핑몰)와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것보다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온라인거래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PG 사용액은 2008년 7944억원에서 올해 1조7542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자상거래도 1조5100억원에서 2조3453억원으로 뛰었다.

금융팀=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