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본 2012 한국] 50대, IT 혜택 누리기 확산… 통신료 늘고
입력 2012-12-02 19:19
50대 ‘오바마’씨는 지난달 결혼한 딸에게 중형 승용차를 넘겨주고 새 차를 뽑았다. 부인이야 뭐라 하든 말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골랐다. 주말이면 근교에서 귀농인 흉내를 내는 친구 내외가 차를 픽업트럭형 SUV로 바꿨는데, 커다란 바퀴에 진흙을 잔뜩 묻히고 돌아오는 모습이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다.
“애들이나 타는 차가 아니냐”는 말을 자동차 판매사원은 “젊게 사시는 것”이라고 받았다. 과거 시커먼 세단을 타야 인정받았던 50대는 요즘 실속을 따지고 기호에 따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소형 SUV는 중형 세단보다 유지비도 적게 든다고 했다. 오씨는 선뜻 신용카드를 내밀었다.
그는 스마트폰도 일부러 자주 만지작거린다. 예전에는 바지춤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는 동작부터가 엉거주춤 우스웠는데, 이제는 손가락 놀림도 제법 빨라져 젊은이들이 한다는 ‘애니팡’ 게임도 즐긴다. 딸이 설치해준 애플리케이션 덕분인지 잊고 지내던 초등학교 동창들에게서 연락이 오기도 한다. 종일 조그만 화면이나 들여다본다고 타박하던 부인도 어느새 스마트폰 유저가 됐다. “이것 하나면 용돈 이체부터 세금 납부까지 모든 게 해결된다”며 웃는다.
유난히 확대된 50대의 신용카드 씀씀이는 젊게 살려는 욕구를 보여준다. 우선 젊은층보다 새 차를 많이 산다. 2008년에는 50대 남성의 차량유지비(1011억원)가 차량구입비(629억원)보다 컸지만, 올해에는 정반대로 차량구입비(2436억원)가 차량유지비(1911억원)를 추월했다. 다른 통계로도 입증된다. 국토해양부가 성별·연령대별 자동차 등록현황을 집계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 사이 50대 남성의 자동차는 12만2492대 늘었다. 증가폭이 전 연령대 중 최고다. 같은 기간 30대 남성의 자동차는 13만688대 줄었다.
통신요금도 50대 남성의 경우 2008년 893억원에서 올해 3063억원으로, 여성은 750억원에서 2764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금융팀=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