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본 2012 한국] 60대, 바쁜 노후준비… 사치성 소비 줄이고
입력 2012-12-02 19:19
최근 다니던 직장을 떠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한 60대 ‘막은퇴’씨는 막막하다. 그동안 모아둔 돈이 꽤 되지만 긴 노년을 지내기에 충분한지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은 남부럽지 않지만 자칫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자녀들에게 부담만 된다는 불안감도 없지 않다. 일단 그는 골프 대신 등산으로 취미생활을 바꿨다. 수입이 없을 때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기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막은퇴씨와 같은 60대 이상 노인층은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들의 카드사용액은 2008년 1조9599억원에서 올해 4조6666억원으로 138%나 증가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다만 전체 씀씀이는 증가했지만 백화점·골프·해외사용액 등 사치성 소비는 크게 낮아졌다.
60대 이상 남성의 카드사용액은 2008년 1조3750억원에서 올해 3조242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주유·병원·약국·대형마트·보험 등 사용액 기준 2∼5위 업종의 사용액이 모두 배 이상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2008년 7위였던 가전기구, 8위 해외사용액, 11위 백화점, 14위 골프 등 사치성 소비 품목의 순위는 일제히 하락했다. 올해 가전기구는 11위, 해외사용액은 13위, 백화점은 14위, 골프는 19위를 기록했다.
60대 이상 여성도 2008년 5위였던 백화점이 올해 9위로 떨어진 것을 비롯해 7위였던 의류는 13위로, 8위였던 가전기구는 12위 등으로 모두 순위가 추락했다. 2008년 백화점(366억원)의 절반수준이었던 홈쇼핑(192억원) 사용액은 올해 사용액과 순위가 모두 역전됐다. 올해 홈쇼핑 사용액은 670억원으로 백화점(664억원)을 누르고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단, 예외는 있다. 60대 이상 남성의 차량구입비는 193억원에서 1075억원으로 5배 이상 오르면서 순위가 15위에서 7위로 급상승했다. 여성 역시 차량구입비는 44억원에서 197억원으로, 순위는 25위에서 21위로 올랐다.
금융팀=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