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6] 강원도 종횡무진 박근혜 “민생 대통령을 뽑아달라”

입력 2012-12-02 18:58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2일 15년간 함께해온 이춘상 보좌관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을 듣기 전까지 강원도 강릉·속초·인제·춘천 등 영동과 영서 지방을 오가며 ‘민생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박 후보는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모두 ‘민생에 실패한 정부’로 규정했다.

박 후보는 춘천시 온의동 풍물시장 유세에서 “여러분의 삶이 나아지려면 이번 대선은 이념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지키는 민생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는 서민 민생과 상관없는 국보법 폐지, 사학법 개정, 과거사 청산 등 이념 투쟁으로 날밤을 새웠다”며 “그렇게 하니 민생이 파탄나지 않을 도리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명박 정부의 민생 실패도 보다 구체적으로 따졌다. 박 후보는 “이 정부도 양적 성장을 중시하는 과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해 서민의 어려움을 풀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야욕이나 이해관계를 가질 이유가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자신을 이명박 정권 실패의 ‘공동 책임자’로 몰아붙이는 민주통합당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현 정권과의 차별화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강릉을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약속도 빠뜨리지 않았다. 박 후보는 강릉 성내동 택시부광장 유세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은) 강원도민이 3전4기 눈물로 얻어낸 소중한 기회”라며 “단순히 올림픽 경기 한 번으로 끝나지 않도록 다음 대통령 5년간 철저히 준비해 강원 발전의 획기적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춘천 유세를 마치고 상경했다. 4일 밤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리는 첫 대선후보 TV토론 준비를 위해 이날 오후부터 유세 일정을 비워둔 상태다.

한편 새누리당 친이명박계 이재오 의원은 측근인 김해진 전 특임차관을 통해 박 후보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이 의원은 성명에서 “정권 재창출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시대적 책무”라며 “저 또한 어떤 위치에서든 작은 힘이나마 힘껏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현장에서 직접 박 후보 지원유세를 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선을 17일 앞두고 나온 그의 박 후보 지지 성명이 당내 결속력을 높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춘천·강릉=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