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고음질 ‘TV 혁명’ 새해부터 전면 시행되는데… 전국 12만 가구 디지털 방송 시청할 준비 안됐다
입력 2012-12-02 18:26
지상파 TV의 수도권 아날로그 방송이 이달 31일 종료된다. 전국 나머지 지역 아날로그 방송이 이미 끝난 상태인 만큼 이날을 기점으로 전국 디지털 방송 시대가 개막되는 셈이다. 컬러 TV 방송(1981년 1월)이 몰고 온 첫 번째 방송 혁명에 이은 ‘제2차 방송 혁명’의 시작이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따르면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수도권 아날로그 방송은 31일 새벽 4시를 기해 막을 내린다. 정부는 앞서 지난 8월 울산을 시작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각 지역의 아날로그 방송을 순차적으로 중단하는 과정을 밟아왔다.
향후 디지털 방송이 안착하면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고품격 방송 서비스를 경험하게 된다. 우선 화질이나 음향의 질이 크게 높아진다. 디지털 방송은 아날로그 방송보다 5∼6배 선명한 화질을 보여주며 음향은 ‘CD급 고음질’을 구현해낸다. 시청자가 TV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TV 리모컨으로 이뤄지는 전자상거래, 주문형 비디오(VOD) 같은 쌍방향 서비스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자막·수화·해설 방송 등도 확대된다. 예컨대 자막 방송의 경우 디지털 방송 시대가 개막하면 중앙 지상파 방송사는 내년까지, 지역 지상파 방송사는 2015년까지 모든 프로그램에 자막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수화 및 해설 방송도 점차 확대된다. 이럴 경우 장애인들은 TV를 볼 때 화면 속 등장인물의 동작이나 대사를 귀로 듣거나 수화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 1734만 가구 중 디지털 미전환 가구인 12만 가구(0.7%)가 여전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은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정부는 그동안 저소득층 가구에 디지털 TV 구매비용(10만원)을 지원하거나 디지털컨버터를 무상 제공하는 등 각종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
방통위 디지털방송전환추진단 관계자는 “노인가구나 저소득층의 경우 아직 디지털 방송 수신 환경을 못 갖춘 경우가 많다”며 “연말까지 각 마을의 통·반장이나 독거노인 돌보미, 자원봉사자 등을 활용해 ‘찾아가는 홍보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