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선 에코-고속道선 스포츠 모드’로 질주… 렉서스 CT200h 하이브리드 시승기

입력 2012-12-02 18:23


하이브리드는 이종결합을 말한다. 전기 모터와 화석연료 엔진이 만나 두 가지 즐거움을 선사한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대표 준중형 하이브리드 CT200h를 닷새간 몰면서 세계를 강타한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됐다.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여자 (중략)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여자, 그런 반전 있는 여자.’

CT200h의 시동 버튼을 누르면 ‘딸깍’ 소리가 전부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페달을 밟을 때 ‘기긱’ 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정숙하다. 달릴 때 미리 충전해 놓은 전기를 쓰는 ‘에코 모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신호등이 많고 차가 밀리는 도심에선 에코 모드가 딱 맞다. 속도를 내고파도 낼 수 없으니까. 에코 모드일 때 계기판은 파란색이다. 배터리 잔량이 표시되고 있다. 가솔린 소모는 없다. 고로 공짜로 달리는 셈이다.

자유로에 들어서면서 다이얼을 ‘스포츠 모드’로 돌렸다. 계기판이 빨간색으로 변한다. 액셀을 힘껏 밟자 ‘부우우웅’ 하는 엔진 소리와 함께 강력한 추진력으로 튕겨져 나간다. 일본차답지 않게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핸들링 반응도 즉각적이다. 스포츠카 성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리는 사나이’가 된 기분이다.

CT200h의 공인 연비는 ℓ당 25.4㎞다. 국내 시판 중인 자동차 가운데 2위다. 1위는 CT200h와 구동방식이 같은 도요타의 프리우스다. 무려 29.2㎞/ℓ의 연비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는 물론 운전 패턴에 따라 들쭉날쭉한다. 스포츠 모드만 고집한다면 당연히 연비는 나빠진다. 연비 검증 실험에 나서는 것 자체가 조금 웃긴 일이다. 연비는 급가속 없이 정숙한 주행을 해야 올라간다. 1차로 차의 성능이 뒷받침돼야 하고 2차로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운전해야 한다.

지금은 하이브리드가 연비와 친환경의 대명사가 됐지만, 1899년 이를 처음 개발한 사람은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다. 최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설립자다. 스포츠와 에코를 넘나드는 꿈은 진행형이다.

우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