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란, 선교란, 섬김이란? 목마른 자에게 생명수를 줌과 같지요”

입력 2012-12-02 18:11


구미·안동지역 교회들 잠비아에 우물 12개 선물

“워터 이즈 라이프(Water is Life), 워터 이즈 라이프….”

아프리카 중남부 잠비아의 므위니룽가주 룽가지역에 있는 사무테바 베이직스쿨 학생들은 지난달 26일 ‘물은 생명’이라고 노래하며 한국에서 온 귀한 손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곳 룽가는 수도 루사카에서 850㎞ 거리에 있는 오지 중의 오지, 극빈국인 잠비아에서도 특히 더 가난한 지역에 속한다. 물 사정도 열악해서 2만5600여 주민 가운데 80%가 깨끗한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때론 우물까지 2∼3㎞를 걸어가야 하지만 그나마도 대부분 오염된 상태. 이 때문에 주민들은 각종 수인성 질병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곤 한다. ‘물은 생명’이라는 노래가사는 단순한 수사가 아닌 절박한 외침이자 호소였다.

이날 이곳을 방문한 한국의 목회자들은 월드비전 대구경북지부 구미지회 소속 김승동(구미상모교회·구미지회장) 강재식(구미등대교회) 한상대(구미신평교회) 서귀석(구미서현교회) 목사와 안동의 강인철(안동동부교회) 목사 등 5명. 이들 교회에 대구동신교회와 개인후원자 윤창진씨까지 힘을 합쳐 룽가 지역 3개 학교와 1개 보건소, 8개 마을에 모두 12개의 현대식 우물을 선물했다. 특히 안동동부교회와 구미상모교회는 각각 4개와 3개의 우물을 지원했다. 이 우물들은 모두 지하 45m 이상 굴착, 깨끗한 지하수를 수원으로 삼는다. 우물 한 곳당 500여명이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두 6000여 주민들이 한국교회로부터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선물 받은 셈이다.

사무테바 베이직스쿨의 모린마카이 교장은 “생명과 같은 물을 선물해준 구미시민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한국교회에 주님의 축복이 있도록 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상모교회로부터 우물을 선물 받은 은둠바 마을에서는 통수식을 마친 뒤 마을지도자 카팅거씨가 직접 옛 우물까지 길을 안내했다. 미끄럽고 가파른 비탈길을 한참 내려간 뒤 만난 우물은 물웅덩이 비슷한 샘물에 불과했다. 물은 뿌옇게 더럽혀져 있었고 아무런 차단장치 없이 주위 오염원에 노출돼 있었다. 카팅거씨는 “이제 마을 한가운데에 깨끗한 우물이 생겨 무거운 물통을 지고 여기까지 오갈 필요가 없어졌다”면서 “오염된 물 때문에 아이들이 병을 앓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월드비전 구미지회장을 겸하고 있는 김승동 목사는 “새 우물은 야곱의 우물이 아니라 예수님의 생명수”라며 “새 물을 마시고 예수님 믿어 복 받기 바란다”고 축하했다.

카투요라 마을에서는 통수식에 이어 현지 주민들이 상황극을 보여줬다.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는 여인과 물을 더럽힌다며 말리는 여인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는데 새 우물이 생기면서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는 내용이었다. 이곳 우물은 구미등대교회가 지원했다.

카니코치 초등학교에서는 통수식과 함께 대구교육학생자원봉사단체협의회에서 준비한 교구와 교재 전달식도 열렸다. 이 학교 비타 교장은 “2009년 문을 연 우리 학교는 2개의 가건물에서 200여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는데 한국월드비전의 도움으로 새 교사를 짓고 있다”면서 “한국교회와 월드비전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역 보건소인 미냐냐 클리닉에서 열린 통수식에서는 현지어와 한국어로 번갈아가며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지난해 한국월드비전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룽가 사업장 리버세지 매니저가 가나안농군학교에서 배워와 현지 농부들에게 가르친 구호다. 이곳에 우물을 선물한 안동동부교회 강인철 목사는 “60여년 전 전쟁으로 우리가 어려웠을 때 월드비전을 통해 다른 나라 교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우리가 그 빚을 갚기 위해 여기에 온 것처럼 여러분도 수십 년 뒤 다른 나라 이웃들을 도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룽가(잠비아)=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