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투잡’ 뛰는 하인의 코믹 스토리…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

입력 2012-12-02 18:02


한꺼번에 두 명의 주인을 모시는 하인. 자신의 하인에게 다른 주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두 주인. 하인은 글자도 모를 정도로 못 배웠지만 주인 둘을 속이며 기득권을 조롱한다. 몰래 ‘투 잡’을 뛰다보니 크고 작은 실수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일이 좀 꼬여 급기야 두 주인이 자살을 할 뻔 한 상황까지 몰리게 된다.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A Servant to Two Masters)’은 한 편의 명랑만화를 보는 듯 유쾌한 작품이다. 18세기에 쓰인 이탈리아 희극작가 카를로 골도니의 작품을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쓴 영국 작가 리 홀이 각색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런던 웨스트앤드에서 검증된 작품으로 세계 각지에서 주로 크리스마스 시즌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국내에는 1967년 최불암 김혜자 주연으로 초연됐으며 이번이 네 번째이다.

오경택 연출가는 “국내에서는 아주 유명한 작품이 아니기에 그 생소함에 관객들을 더 웃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2명의 개성 있는 배우들이 객석과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에너지 넘치는 공연을 펼친다. 주인공인 하인 트루팔디노 역은 ‘웃음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연극배우 백원길이 맡았다.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속사포 같은 대사로 욕심 많은 실수투성이 하인을 개성 있게 표현했다. 두 명의 주인베아트리체와 플로린도 역은 강지원, 김병철이 각각 맡아 연기한다. 30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1644-2003).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